예수의 부활 후 분량 적어 아쉬워
오는 17일,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을 앞두고 이달 14일 영화 <그리스도 디 오리진>이 개봉한다.
7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먼저 살펴본 소감을 말하자면 다소 아쉬운 점이 남는다.
이스라엘에서 제작한 이 영화는 실제 성경에 나오는 장소에서, 당시의 언어로 촬영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벤허> 등 기존 기독교 영화에 비해 규모가 너무 작다는 점과 마지막에 예수가 부활하고,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한 행적이 너무 짧게 표현됐다는 점이다.
마치 영화 <신해석 삼국지>처럼 한 노인이 나와서 예전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형식을 차용했는데, 그가 성경이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책임을 밝히며 시작해 곧바로 성령이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타나 아이를 잉태할 것을 알리고, 이후 세례 요한의 탄생과 호적등록을 위해 마리아가 나사렛에 갔다가 마구간에서 예수를 낳고, 동방박사가 그리스도의 출생 소식을 듣고 아기를 보러 가고, 곧바로 예수가 소년을 거쳐 성년이 된다.
여기까지가 불과 30여 분 동안의 전개이다. 총 2시 27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을 감안하면 상당히 스피디한 전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작 십자가 위에서 죽은 예수가 3일 만에 부활한 후의 모습은 10분도 되지 않는다.
상영시간도 길고, 전개도 빠른 영화치고 어찌 보면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예수의 부활과 그 이후의 행적은 아주 짧게 처리했다는 점이 아쉽다.
특히 부활한 예수가 제자들 앞에 나타나 유령이 아니라며 손과 뼈를 만져보라고 하는 부분 다음에 영화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 노인의 대사를 통해 부활 후 40일 동안 여러 일을 했다고만 전하고, 곧바로 제자들과 함께 있다가 하늘로 승천하며 영화를 끝낸다.
이런 결말이 과연 부활절을 앞두고 꼭 관람해야 할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한국어 번역은 천주교 성서를 기반으로 한 까닭에 나자렛(나사렛), 사람의 아들(인자), 하느님(하나님), 바야빠스(바야바) 등 기독교인들에게 생소한 단어가 많다. 특히 지명이나 인명은 유추가 불가능한 부분도 있어 조금 힘든 부분도 없지 않다.
국내 기독교(개신교) 인구가 천주교 인구보다 2.5배 정도 많은 게 현실인데 굳이 천주교 성서를 기반으로 번역한 이유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이 영화를 볼지도 지켜볼 일이다.
영화 <그리스도 디 오리진>은 이달 1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