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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머리 천재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에 씁쓸

영화 쿠폰의 여왕 스틸컷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코니(크리스틴 벨 분)의 유일한 낙은 할인쿠폰을 모아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하면서 “푼돈을 잘 굴리면 큰돈이 들어오는 법”이라고 자위(自慰)하는 것이다.

문제는 1+1, 2+1 할인쿠폰처럼 몇 개를 사면 덤을 주는 쿠폰을 사용하다보니 집 창고가 거의 마트 수준이라는 점.

세무서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남편이 볼 땐 분명히 과소비인데, 코니는 대체 얼마를 절약한 줄 아느냐며 매우 뿌듯해한다.

사실 그녀가 이렇게 쇼핑에 열을 올리는 것은 유산으로 아이를 상실한 후, 그 상실감을 쇼핑으로 채우는 것이라 남편이 더 강하게 뭐라고 하지도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시리얼을 먹던 그녀는 맛이 이상해 해당 회사에 메일로 불만을 늘어놓는다. 그랬더니 얼마 후, 시리얼 회사에서 사과 편지와 함께 ‘무료 쿠폰’을 보내온다.

아니 그동안 할인 쿠폰만 써 봤지, 무료 쿠폰이라니 이게 왠 횡재냐 싶어 기뻐하는 그녀에게 마트 점원은 그게 뭐 대수라고 그리 좋아하느냐며, 원래 불만이 접수가 되면 공짜 쿠폰을 준다고 말한다.

이 말에 그녀는 힌트를 얻어 여러 회사에 억지로 불평을 늘어놓는다. 아니나 다를까 진짜로 다들 무료 쿠폰을 보내오자 그녀는 옆집에 사는 유튜버 조조(커비 하웰-밥티스트 분)에게 자랑한다.

조조는 진짜로 이렇게 많이 모았냐며, 이 중에 자기한테 필요한 쿠폰을 정가의 반값에 팔면 안 되겠느냐고 묻는다.

응? 무료 쿠폰을 돈 받고 팔라니…. 이에 코니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다. 바로 무료 쿠폰을 원래 물건값의 반값에 파는 것.

대신에 사업으로 팔 정도면 쿠폰이 아주 많아야 하는데, 그 많은 무료 쿠폰을 어디서 얻을까 고민하다가 미국 기업들이 멕시코의 한 공장에 외주를 줘서 무료 쿠폰을 인쇄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에 코니와 조조는 해당 공장으로 가서, 거기서 일하는 한 부부에게 무료 쿠폰을 모아서 자기들한테 넘기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처음엔 겁먹던 직원은 곧 태어날 2세를 생각해 자기 임금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겠다 싶어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인쇄할 때 재단 등 후가공에서 에러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여분을 인쇄한 후, 정매수만 납품하고 나머지는 버리는데 이 버려지는 여분을 코니에게 보내준다.

당연히 정식으로 인쇄된 쿠폰이니 마트에서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코니와 조조가 만든 쿠폰 판매 사이트는 대박이 난다.

하지만, 갑자기 입금 건수와 액수가 늘어나자 결제대행 업체에서 합법적 사업으로 돈을 번다는 걸 입증하라고 요구해 온다.

이에 코니는 한 해커의 도움을 받아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문제를 해결한다. 다만, 6개월 동안은 인출 하지 않고 일단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기로 한다.

한편, 아무한테나 뿌리는 할인 쿠폰도 아니고 무료 쿠폰의 사용량이 급증하자 마트 소속 손실방지 전문가인 켄은 위조를 의심한다.
그러나 쿠폰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걸로 판별되자, 쿠폰 사용자를 찾아서 대체 어디서 무료 쿠폰을 얻었는지 묻고 이를 통해 웹사이트에서 반값에 구입한 걸 알게 된다.

이에 켄은 FBI에 무료 쿠폰 부정사용을 신고한다. 하지만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FBI 지부에서 그냥 사건이 묻히도록 하기 위해 본부로 이첩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6개월이 되고, 코니와 조조는 계좌에 아무 문제가 안 생기자 돈을 흥청망청 쓰려다가 갑자기 이거 돈 세탁해야 하지 않나 싶어 일단 뭔가를 사서 되팔아 돈 세탁을 하기로 한다.

돈이 한 두푼도 아니고, 뭘 사야 이 많은 돈을 쉽게 쓰나 고민하던 코니와 조조는 억대의 슈퍼카와 경비행기, 보트는 물론 무기까지 사들인다.

그즈음 FBI 본부의 직원이 켄과 통화 후, 우편검열국 직원을 켄에게 보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켄과 우편검열국 직원은 마트 점원들을 상대로 평소 쿠폰 사용량이 많은 고객들에 대해 묻기 시작하고, 그러던 중 한 직원이 매번 쿠폰으로 결제하면서 “푼돈을 잘 굴리면 큰돈이 들어오는 법”이라는 말을 하는 코니에 대해 이야기한다.

켄은 쿠폰 판매 사이트에서 써 있는 문구와 일치한다는 걸 알고, 코니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영화 <쿠폰의 여왕>은 무료 쿠폰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두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아마도 영화의 줄거리를 듣고 참 영화적 상상력이 뛰어나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결말 부분이다. 보트에 슈퍼카에 경비행기, 무기까지 구입할 정도로 벌었으면 그만큼 기업의 손해가 막대한 것이라는 얘기지만, 정작 해당 기업들은 자기들이 ‘당했다’는 게 이슈화되는 걸 원치 않아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이에 코니와 조조는 생각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된다.

제아무리 기업의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경제정의 구현을 포기한 채 쉬쉬하는 태도를 보면서 씁쓸하다.

영화 <쿠폰의 여왕>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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