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는다
미국 해군은 1969년 3월 3일, 엘리트 전투기 조종사 양성을 위해 일명 ‘탑건’을 설립했다.
이후 이를 소재로 한 영화 <탑건>이 1986년 개봉하면서, 국내에서 톰 크루즈의 인기가 높아졌다.
<탑건> 개봉 이후 36년 만에 환갑의 나이로 다시 <탑건: 매버릭>으로 복귀한 톰 크루즈는 아직 건재함을 과시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훈장과 표창은 엄청 많이 받았으나, 테스트 조종사의 삶을 살고 있는 콜사인 ‘매버릭’ 피트 미챌 대령(톰 크루즈 분)은 테스트 파일럿 프로그램이 중단된다는 소식을 듣는다.
중단 이유는 2달 안에 마하 10(시속 12,276km)에 도달하는 걸 목표로 했으나, 며칠 앞두고 여태껏 도달할 낌새가 보이지 않기 때문.
이에 오늘 마하 9에 도전하려던 참이었던 매버릭은 제독이 비행장에 도착하기 직전 전투기를 출격시킨다. 그리고 마하 9.6부터 기체에 이상이 감지됨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하 10을 달성한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마하 10.4까지 속도를 올린다. 그 순간 관제탑과 교신이 끊기면서 사고를 당한다.
어딘지도 잘 모를 곳에서 간신히 구조된 그는 명령을 어긴데 따른 벌을 받아야 하지만, ‘탑건’으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탑건에 도착한 그는 적 무기고를 파괴할 파일럿을 양성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자기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럴 거면 아예 옷을 벗으라는 압박에 어쩔 수 없이 교관의 길을 걷기로 한다.
훈련 첫날, 제한된 고도보다 높은 고공비행을 하면서 그는 담당 제독과 마찰을 빚는다.
매버릭은 레이더를 피해 적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대고도 30미터로 저공비행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굽이굽이 굽은 산과 부딪힐 수도 있고, 중력의 영향이 커서 신체적으로도 극한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는 것.
이에 매버릭이 전설적인 조종사인 걸 모르는 MZ세대 조종사들은 이 작전이 실제로 가능한 것이냐며 그를 불신한다.
그는 일단 팀워크를 다지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해변에서 미식축구를 한다. 제독이 볼 땐 지금 훈련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참 잘하는 짓이다 싶어 그런 그의 태도가 영 못마땅하다.
게다가 공격 대상지에 우라늄이 입고될 예정이라는 걸 안 제독은 조종사들의 안전을 위해 작전을 1주일 앞당긴다.
아직 저공비행 훈련도 덜 된 상태에서 디데이까지 당겨지자 매버릭은 자신이 직접 조종간을 잡고 대원들에게 극한 훈련을 시킨다.
그래서였을까? 결국 전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를 당한다.
설상가상으로 매버릭을 다시 탑건으로 복귀시킨 ‘아이스 맨’(발 킬머 분)이 세상을 떠나자, 제독은 매버릭에게 평생 비행금지 명령을 내린 후 자신이 직접 교육에 나선다. 제독은 작전을 변경해 적에게 공격당할 위험을 만든다.
이에 매버릭은 제독의 명령을 어기고 직접 몸소 자기의 작전이 실현 가능한 걸 증명해 보인다.
결국 매버릭은 총 12명의 파일럿 중 자신을 포함해 총 6명의 파일럿을 선발해 출격한다.
최고의 교관에게 배운 덕분일까? 다들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지대공미사일을 피해 목표지점을 향해 순항한다.
하지만, 적기가 출동하지 못하게 활주로를 파괴하자 낌새를 눈치채고 공중에 떠 있던 적기 2대가 그들을 향해 날아온다.
적기가 쏜 미사일을 피해 고도를 높이다가 레이더에 걸려 지대공미사일이 날아오고, 이에 매버릭은 다른 대원들을 구하고자 기꺼이 자기를 희생해 미사일을 막아낸다.
어차피 100% 임무 완수는 못 했지만, 이미 어느 정도 성과도 올린 상태이고, 최고의 파일럿인 매버릭도 희생된 마당에 다른 조종사까지 잃을 수 없다고 판단한 제독은 전원 복귀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매버릭이 탈출하는 건 못 보긴 했으나 그렇다고 죽은 것도 못 본 브래들리 브래드쇼(마일즈 텔러 분)는 명령을 어기고 매버릭을 찾아 나선다.
매버릭을 구하긴 했으나, 설상가상으로 자신마저 전투기를 잃어 둘 다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영화 <탑건: 매버릭>은 36년 전, <탑건>으로 미국 해군에 입대하려는 지원자가 폭증했던 까닭에 해군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제작됐다.
제작진은 전투기 안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카메라를 개조했고, 톰 크루즈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직접 전투기를 조종하는 게 좋겠다며 해군 교관에게 5개월 동안 실제와 똑같은 훈련을 받도록 했다.
특히 배우들에게 매일 훈련일지를 작성토록 하고, 이를 일일이 톰 크루즈가 읽은 후 피드백을 주는 등 영화 속 교관처럼 배우들을 훈련시켰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이 영화는 매우 현실적이다. 심지어 중력이 증가함에 따라 얼굴이 일그러지는 현상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 CG보다 더 리얼한 영상을 만들어냈다.
또, 전편에서 이름만 등장했던 페니(제니퍼 코넬리 분)가 이번 편에서 모습을 드러내 매버릭과 둘 사이의 로맨스로 간간이 긴장감을 풀어준다.
영화 <탑건: 매버릭>은 오는 22일, 4Dx와 IMAX, 스크린X 등의 다양한 포맷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