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잔혹한 현실
평양에 사는 9살 소년 ‘요한’은 가족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집안 분위기는 통역사인 아버지가 사라지면서 급변한다.
정부 관리자들이 집에 들이닥치고, 남아있던 가족이 전부 어디론가 끌려간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정치범 수용소로 아빠의 생사는 물론 자신들이 왜 끌려왔는지 이유도 알 수 없다.
수용소의 생활은 비참하다. 평양에서의 삶과는 전혀 다른 것은 물론 상상하기 힘든 강도의 노동과 적은 배급량으로 견뎌야 하는 배고픔, 무차별로 가해지는 폭력으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오직 먹고, 자고, 일하는 지옥과 같은 매일이 반복된다.
인간이 동물보다 못한 노예 취급을 받으며, 병들면 버려진다.
혹독한 현실에서 탈출하기위해 동료를 팔고 서로를 고발한다. 살아남기 위한 외로운 사투를 벌이며 요한은 점점 잔인 해진다.
애니메이션 <리멤버 미>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경쟁부분 초청작으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 우수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시미즈 에이지 한 감독은 재일교포 4세로, 10년 간의 준비를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사람들, 탈북자 40여명의 인터뷰를 모아 작품에 녹여내 우리가 기억해야하는 것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애니메이션은 좀 거친 듯한 느낌으로 기존에 자주 보던 형태의 작화는 아니다. 투박하고 어두운 그림체는 그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며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사실만을 전달한다.
요한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잔인한 현실은 보는 내내 경악을 금치 못한다.
강렬한 무엇인가가 가슴속에 응어리지며 우리가 알고 있던 현실보다 더 잔혹한 북한의 현실을 보여준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나오는 수용소의 위성사진은 현실감을 넘어 오싹한 기분은 느끼게 하며,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라는 생각에 숙연해진다.
잘 알지 못했던, 혹은 외면했던 북한의 인권문제를 생각하며, 인간 존엄이 말살된 죽음의 땅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야 할 것이다.
관람 가능 연령은 12세 이상으로, 12세 이상이라면 모두 봐야할 영화다.
잔혹한 북한 인권문제를 담은 애니메이션 <리멤버 미>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