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만난 색다른 공포 선보여
영화 <기기묘묘>는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일들에 담긴 공포를 표현했다. 영화는 4개의 단편이 공포라는 주제로 묶여 있다.
1편은 이탁 감독의 <불모지>로 땅을 둘러 싼 비극적인 다툼을 그렸다. 이야기는 이웃 주민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의 이웃이 어느 날 자살한다. 그 부인을 통해 들으니 자살의 원인이 남편에게 있었다.
작은 마을에 재개발을 하게 되면서 자신의 남편이 자살한 사람이 추진하던 재개발 일을 뺐어 온 것이다.
결국 자살이라는 결과를 낳았고, 이웃 주민이 시체를 텃밭에 묻어 달라는 황당한 말에 승낙하고 만다.
두 사람은 뒷마당에 시체를 묻으려다 남편에게 들키고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재개발이 불러온 다양한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독이, 누군가에게는 황금이 된다. 하지만, 결국 그 결과는 비극을 불러온다.
2편은 남순아 감독의 <유산>으로 엄마와 딸의 기이한 관계를 그린 단편 영화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본인이 겪어 보아야만 알 수 있는 공포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엄마에게 유산으로 받은 집은 엄마의 전부였다. 엄마를 7년이나 간병하며 받은 집에서 죽은 엄마를 보고, 집을 팔려고 내 놓았지만 기이한 일이 생겨 결국 집은 팔 수 없게 된다.
호감가는 사람과의 관계도 기이한 일이 일어나면서 진전이 되지 않는다. 엄마에 대한 증오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엄마라는 속박을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담고 있어, 가슴까지 서늘해 진다.
3편 심규호 감독의 <청년은 살았다>는 낙향한 청년과 괴인의 묘한 만남을 다뤘다.
낙향한 청년은 평소 고물상을 운영하며 낚시를 즐긴다. 어느 날 낚시를 하던 중 돼지 머리가 낚시 바늘에 걸리고, 돼지머리에는 주머니가 달려있다.
그 주머니를 본 청년은 다급히 주머니를 숨기고 집으로 가져온다. 그 때 어떤 사람이 그 광경을 보고, 청년과 눈이 마주친다.
청년은 얼른 집으로 향해 주머니를 숨기지만, 집까지 찾아 따라온 괴인이 주머니를 노린다. 장소를 옮겨보지만 여전히 행방을 쫓고, 원래 주머니가 있던 개울에 덫을 놓아 괴인을 잡으려다 실패한다.
괴인과 사투를 벌이다 상처를 입고, 주머니는 다시 찾았지만 남아있는 것은 허망함 뿐이다. 무엇을 위해 싸움까지 했는지 허망하지만 여전히 청년은 살아간다.
우리의 인생도 어떤 일이 일어나도 결국 살아가야 한다는 진리가 소름 끼치는 공포를 선사한다.
4편 김동식 감독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암울한 미래를 피하려는 아버지의 선택을 다룬 영화로 극단적인 선택의 비극적 결말을 보여준다.
아버지는 아들이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 자신의 꿈이다. 또한, 아들을 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날 동굴에 쓰러져 있는 기이한 사람을 발견해 집으로 데려오고, 거기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아들에게 작은 불씨를 던진 기이한 사람의 말은 결국 현실이 되고 그 해결책을 찾아 또다시 기이한 사람을 찾아간 아버지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무엇이 아들을 위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자신의 꿈을 아들에게 투영하고 아들에게는 되물림하고 싶지 않던 자신의 과거를 결국 되물림하게 되는 선택들을 그린다.
영화 <기기묘묘>는 기이한 사건을 통한 4편의 단편영화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 요소들이 생각이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불안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결국 누구도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며, 비극을 향해 달려간다. 이런 일련의 행동들을 보며 우리가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며, 색다른 공포를 느끼게 된다.
영화 <기기묘묘>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