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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BIFF]이타심이 뭔지 제대로 보여줘

영화 바람의 언덕 스틸컷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5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축소 운영되다가 3년 만에 ‘정상 개최’돼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정상 개최 이후, 첫 행사로 이날 오후 1시 30분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기자시사회와 간담회가 개최됐다.

개막작은 이란 영화 <바람의 향기>가 선정됐다. 대사가 별로 없으나,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다리가 불편한 한 남성이 돌산에 오르고, 집에 돌아온 그는 사지가 불편한 아들을 씻기고, 마사지해 준다.

그때 갑자기 전기가 나간다. 그는 전기 고장 신고를 위해 휴대전화를 빌리러 집 밖으로 나간다.

비록 손으로 땅을 짚고 걸어야 하지만, 그는 마을 노인 대신 바늘에 실을 꿰 주기도 하면서 남을 돕는다.

그렇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그는 언덕 위에서 양봉업자를 만나 전력부에 고장 신고한다.

전력부 직원이 왔지만, 부싱(bushing)이라는 부품이 고장 난 것 같은데 지금 재고가 없어서 열흘에서 보름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고 떠난다.

복귀하던 ‘750번 수리기사’는 인근에 부싱을 구할 곳이 있다는 무전을 받고 서둘러 이동한다.

도중에 얕은 개울가에서 차 뒷바퀴가 헛돌아 옴짝달싹하지 못하자 그는 인근 농가에서 트랙터를 빌려 차를 물 밖으로 꺼낸 후, 부싱을 구하러 간다.

기껏 고생해서 갔더니 전신주가 보이지 않아 무전을 쳐보니 ‘무제르도’가 아니라 ‘무제르’란다. 허탈한 마음에 길을 떠나는데 마을 주민 한 명이 데이트하러 가야 하는데 차 좀 태워달란다.

이에 그는 시각장애가 있는 그 남자를 자기 차에 태우고 길을 떠난다. 그랬더니 이번엔 꽃 한 다발만 꺾어 달라기에 차를 세우고 길에서 꽃 한 다발을 꺾어준다.

중간에 시각장애인 주민을 내려준 후, 목적지에 도착한 750번 기사가 변압기를 열려고 하자 한 주민이 나타나 우리한테 맡긴 건데 누구길래 함부로 여느냐고 따진다.

전력부 직원이라고 하니, 내가 그걸 어떻게 믿느냐길래 사원증을 보여주니, 나는 글 읽을 줄 모른다며 어쨌든 절대 열면 안 된단다.

이에 그는 아랫마을까지 이동해서 이장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장을 대동하고 돌아오니 조금 전 시비 걸던 ‘잔 아주머니’가 도통 보이질 않는가.

이장이 잔 아주머니를 찾으러 돌아다니다 시체가 된 그녀를 발견한다.

어쨌든 부싱을 구한 750번 기사는 장비를 챙겨 아까 고장 신고를 한 마을로 가 수리를 한다.

부싱은 설치했지만, 이번엔 기름이 샌다. 이에 사무실에 무전을 쳐보니, 부품을 구하러 내일 다른 지역에 가 보란다.

다음날, 드디어 전기 수리를 마치고 복귀하려는데 이번엔 차가 말썽이다.

영화 <바람의 향기>는 다른 사람을 돕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기는 다리가 불편해 걷지도 못하지만, 더 불편한 아들을 씻겨주고 눈이 침침한 노인 대신 바늘에 실을 꿰 주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시각장애인의 데이트도 돕고, 장애인 가정에 얼른 전기가 들어오도록 고치기 위해 생고생을 자처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 영화의 연출과 ‘750번 기사’ 역을 맡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이러한 모습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며 꼭 이란 사람들이 정이 넘쳐서가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다 같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꼭 주인공 ‘750번 기사’가 공공재인 전기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당연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우리 자기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번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해외 첫 공개되는 영화 <바람의 향기>는 오늘(5일) 개막식에 이어 7일과 8일, 10일에도 상영되며, 7일과 8일에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도 마련돼 있다.

/마이스티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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