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폭력에 물들어가는 모습 보여줘
그리 예쁘거나 섹시한 몸매는 아니지만, 꽤 수위가 높은 탓에 인터넷 방송을 통해 많은 돈을 버는 23살의 흑인 여성 시모네.
그 돈으로 학비를 충당하는 그녀는 드디어 국선변호인 수습과정에 합격한다.
낮엔 여러 사례를 통해 법의 허점에 대해 토론하고, 집에 오면 음란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돈을 번다.
옷 벗기나 자위 정도로는 성에 안 차는 팬들은 이제 점점 더 변태적인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그녀는 BDSM(구속 지배 가학 피학)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그냥 가벼운 게임 정도로 생각하는 그녀에게 그 세계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가 ‘제대로’ 알려준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스스로 목을 조르는 등 점점 학대에 길들여진다.
그 무렵, 한 팬이 따로 자기만을 위한 비밀 방송을 통해 보여주면 한화 35만원 정도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이에 그녀는 이를 수락한다. 한 번 돈맛을 본 그녀는 다시 그에게 145만원을 주면 우리 집에 와서 나를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제안한다.
거래가 성사되고, 진짜로 그가 집으로 찾아오자 그녀는 갈등하면서 끝내 문을 열지 않는다.
이번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 <룰 34>는 폭력(가정폭력뿐 아니라, 여성이기에 밤길에 두려움을 느끼는 등의 모든 폭력)에 저항하는 ‘흑인 여성’ 변호사가 아이러니하게도 폭력에 길들어 가면서 거기서 성적 쾌감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에서 남성들이 여성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리고 여성들이 어떻게 폭력에 물들어 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오늘(8일)에 이어 9일과 12일에도 상영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