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꼭 봐야 할 영화
8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십수 년을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월남전 참전용사 한필주(이성민 분).
그는 같이 일하는 20대 청년 박인규(남주혁 분)과 격의 없이 지내는 ‘젊은 노인’이다.
크리스마스 즈음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이제 아내도 없고, 자식들도 다 장성해 자리 잡았으니 ‘그 일’을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그의 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누명을 쓰고 순사에게 끌려갔고, 이에 어머니는 미쳐서 돌아가셨고, 누나는 애인에게 속아 일본군 자위대에 끌려갔고, 형은 친구에게 속아 광산에 가서 일하다가 죽었다.
이에 그는 당시 관련된 자들을 직접 처단하기로 결심한 것.
알츠하이머가 진행 중인 그는 빨간색 포르쉐 스포츠카를 빌려 인규에게 1주일 동안 대신 운전 해 주면 거액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죽여야 할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 자기 손가락에 새긴 그는 첫 번째로 대형병원에 입원한 정백진 회장을 찾아간다.
CCTV 사각지대에 앉아 모두가 퇴근하기를 기다리고, 왜 이리 안 나오나 궁금해서 온 인규에게 꼼짝 말라고 한 후에 CCTV를 피해 비상계단을 통해 VIP 병실로 가 그를 처단한다.
그렇게 자신의 아버지를 때려죽인 정백진을 처단한 그는 다음 타겟을 처단할 준비를 한다.
필주는 다음 날 친일파 학자인 양성익의 출판기념회 현장에서부터 집까지 쫓아가 그를 처단한다.
양성익은 과거 필주의 형을 속여 지하 탄광으로 보내 형을 죽게 만든 형의 친구다.
하지만 문제는 경찰이 정 회장의 살인범을 찾기 위해 CCTV를 살피던 중 사각지대를 몰라 카메라에 혼자 찍힌 박인규를 범인으로 지목했다는 것.
이에 인규는 자기는 이제 발 빼겠다고 하지만, 필주는 산재로 아픈 아빠 병원비와 학자금을 위해 사채를 써서 고통받는 인규에게 빚을 갚고도 남을 만큼의 돈을 주겠다며 계속 운전을 부탁한다.
필주는 다음 처단 대상자인 일본군 전 대장 히사시를 처단하기 위해 서울에서 열리는 일본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장으로 향한다.
그는 죽은 양성익의 신분을 도용해 행사장에 들어간 후, 화장실에 가서 사제 폭탄을 만들어 행사장에서 터트린다.
그리고 도망가는 히사시를 뒤쫓아가 그를 처단한다. 이렇게 그는 자기 누나를 자위대에 끌고 간 이도 처단하는 데 성공한다.
강현식(정만식 분) 경위는 일련의 사건이 일제강점기 시절 광동군이 쓰던 총알이라는 걸 알고 흥미를 느껴 집요하게 수사한다.
그는 지금까지 죽은 이들과 같은 사진에 있는 김치덕(박근형 분) 전 국방부 장관을 찾아가 대체 범인이 누군지 짐작 가능하냐고 묻는다.
이에 김 전 장관은 모르겠다며, 그 시절엔 (친일 행위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한편, 필주는 인규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일어난 일이 모두 자기가 벌인 일이고, 마지막으로 김치덕을 죽이겠다는 예고를 영상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그는 재향군인회에서 개최하는 김치덕 장군 동상 제막식 현장으로 간다.
영화 <리멤버>는 일제강점기 피해를 입은 80대 노인이 기억을 잃기 전에 가족의 복수를 하는 내용이다.
최근 여당 대표가 조선은 내부적으로 부패해 망한 것이지, 일본과의 전쟁 때문에 망한 게 아니라는 망언을 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참고로 그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때 만주사변을 위해 일본군에 비행기를 헌납하는 등의 공을 세운 오타니 마사오(한국이름 정인각)다.
그런 시기에 개봉을 앞둔 까닭에 이 영화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이일형 감독은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지는 4년이 지났고, 제작을 마친 지도 2년이 됐다며 지금 시점에 이런 일이 생길 것을 예상하고 제작한 건 아니지만,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해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여전히 친일파가 우리 사회를 주도하는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꼭 봐야 할 영화 <리멤버>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