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영화, 다른 이야기
무전기를 통해 과거에 사는 사람과 현재에 사는 사람이 연결된다는 설정, 어딘가 익숙하다.
젊은 세대는 조진웅, 이제훈 주연의 드라마 <시그널>을 떠올릴 것이고, 조금 더 나이가 많은 세대는 김하늘, 유지태 주연의 영화 <동감>을 떠올릴 것이다.
영화 <동감>이 22년 만에 리메이크됐다. 2000년 개봉한 원작은 1979년에 사는 여대생 윤소은(김하늘 분)과 2000년에 사는 남학생 지인(유지태 분)이 주인공인데, 이번 리메이크 작은 1999년에 사는 김용(여진구 분)과 2022년에 사는 김무늬(조이현 분)의 이야기다.
리메이크 작품이지만, 첫 장면부터 끝까지 똑같이 만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는 영화’이지만, ‘다른 이야기’이기에 예전에 <동감>을 본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95학번 김용과 21학번 김무늬가 개기일식이 있던 날, 같은 무전기로 서로 대화를 나누며 서로 서서히 호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무늬의 부모가 누군지 알게 된 용이 충격을 받고, 이 때문에 자기의 사랑을 포기하게 된다.
큰 틀에선 원작의 설정을 따르면서 결말이나 디테일에 있어선 원작과 다르다.
아무래도 극 중 배경이 2000년에서 2022년으로 바뀐 만큼 디테일이나 결말도 달라지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또, 용이 무늬에게 데이트 코치를 받으면서 자연농원(지금의 에버랜드) 갔다가 베니건스(지금은 사라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캔모아(지금은 사라진 카페)에서 차 마실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이나, 용이 애인인 한솔(김혜윤 분)을 데려다주면서 “젊은 지킬 건 지킨다”(박카스 광고 카피), “잘자 내 꿈 꿔”(한국통신프리텔 광고 카피) 등 당시 광고 카피는 당시를 지나온 기성세대에게 추억을 선물한다.
그렇다고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처럼 과거만 그린 건 아니다.
무늬가 사는 시대는 2022년 현재이기에, 현재에 사는 20대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이현은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청춘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리메이크 영화 <동감>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