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악마가 된 소년의 충격 실화

영화 <존 덴버 죽이기>는 필리핀에서 일어난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주인공인 존 덴버는 평소 가난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다.

어느 날, 엄마를 시장에서 만나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일찍 하교 하려 한다.

하지만, 가방을 뒀던 교실에서 한 아이의 아이패드가 없어지고 먼저 가방을 가져간 존 덴버가 의심을 받는다.

그 자리에서 아이패드 주인이 가방을 뒤지려 하고, 존 덴버는 끝까지 쫓아가 가방을 빼앗는다.

그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폭행을 행사하고, 같이 있던 다른 소년이 폭행 동영상을 SNS에 올린다.

순식간에 악마라고 일컬으며 동영상이 퍼지고, 존 덴버는 아이패드를 훔치고 친구를 폭행한 유명인사가 된다.

친구들의 괴롭힘이 심해지지만 본인은 아이패드를 훔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같이 있었던 친구들이 존 덴버의 가방에 아이패드가 없었다고 증언해주지만, 안 훔쳤으면 왜 가방을 보여주지 않았냐고 하면서 범인으로 기정사실화 한다.

모르는 사람이 돌을 던져 엄마의 머리에 맞는 등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고, 자신의 결백은 증명할 길이 없다.

적극 수사를 요청하지만, 경찰은 다른 사람의 증언이나 목격을 수집하지 않고 오로지 존 덴버에게 자백을 강요한다.

그러다, 악의적인 편집에 의해 거짓으로 만들어진 존 덴버가 아이패드를 파는 것을 봤다는 증언이 SNS에 퍼지고, 상황은 더 악화된다.

영화 <존 덴버 중이기>는 한 순간의 잘못으로 인해 거짓이 진실이 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존 덴버가 폭행을 저지른 것은 분명 잘 못이지만, 아이패드는 훔치지 않았다. SNS에 공유된 영상은 앞뒤 상황은 보여주지 않고 존 덴버가 잘못한 상황만 보여준다.

존 덴버에게 악의적인 글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모르는 사람도 존 덴버를 악마라 칭한다.

뉴스까지 이 사건을 다루지만 누구도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는다.

학교 선생님, 경찰 모두 결과만 보고 자백을 통해 빨리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머리 속에는 이미 존 덴버가 범인이기 때문이다.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며, 죄가 인정되기 전에는 무죄라는 기본 정의는 통용되지 않는다.

SNS는 존 덴버를 몰아가고, 결국 참혹한 결말을 맞이한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사이버 폭력의 처참한 결과를 알 수 있다.

존 덴버는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었다. 춤 연습 중 존 덴버의 바지를 내려 팬티가 노출되는 영상이 찍혔지만, 집단 따돌림이 아닌 존 덴버가 이 사건으로 악의를 품었다는 증거 자료가 된다.

누구도 왜 바지를 내렸는지, 그런 악의적인 장난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는다. 존 덴버가 당한 집단 따돌림은 관심이 없는 것이다.

오로지 아이패드를 훔쳐갔다는 사실에만 집중한다. 이미 범인으로 생각하고 말이다.

사실과 함께 섞여 있는 존 덴버에 대한 글은 무한 댓글을 형성하고 공유된다.

SNS의 악성 댓글들은 사실의 여부와 상황의 전후 관계는 상관없이 사람을 재단하고 공격의 대상이 된다.

이 모든 상황은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악성 댓글로 인해 벼랑 끝까지 몰린 존 덴버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영화 <존 덴버 죽이기>는 전 세계 영화제에서 15관왕을 기록하며 큰 관심이 모아졌다.

온라인 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문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문제들을 다루면서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더 큰 경각심을 가지게 한다.

‘좋아요’와 댓글 공유가 한 소년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 <존 덴버 죽이기>는 실화라서 더 큰 경각심을 준다.  오는 23일 개봉.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