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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기사한국영화

국가의 존재 이유를 깨닫게 해

영화 교섭 스틸컷

영화는 9·11테러로 시작해 곧바로 2006년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넘어간다.

5년 전,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경제의 상징은 뉴욕 쌍둥이빌딩을 비행기로 들이받아 수 많은 사상자가 나온 건 물론이고, 미국의 자존심을 짓밟자 미국 정부는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고 친미 정부를 구성했다.

이로 인해 탈레반은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에 대해 적대시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이런 분위기로 우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규제했으나, 2006년(실제로는 2007년) 한 교회의 교인들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단기선교를 떠났다.

영화가 시작되고 9·11테러 당시 자료화면이 나오다가 곧바로, 이들이 탈레반에게 인질로 붙잡히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무려 우리 국민 23명이 탈레반에 인질로 잡히자 외교부는 즉시 차관과 기획조정실장(황정민 분)을 아프가니스탄으로 파견한다.

한국에서 준비를 마치고 오느라, 이미 그들이 제시한 교섭 마감시간까지 불과 5시간을 앞두고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한다. 그리고 다행히 24시간의 시간을 더 벌게 된다.

이에 국정원에서 48시간 안에 인질 구출을 마치겠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24시간뿐인 상황에서 정재호(황정민 분) 기조실장은 반대한다.

외교관인 그는 어떻게든 자기가 이 사건을 평화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하지만, 탈레반이 요구하는 조건(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절대 들어줄 수 없단 입장을 취한다.

어떻게든 인질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다가 부족장 회의에서 결정하면 저들도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부족장 중 탈레반도 절대 못 건드리는 최고의 로얄패밀리에 속한 부족장을 만나 도움을 요청한다.

현지에 능통한 국정원 요원(현빈 분)까지 합세해 겨우 부족장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인질 모두가 풀려나기로 한 날, 우리나라의 한 방송에서 해외선교를 갔다가 억류된 이들의 문제를 다룬다.

그동안 이들을 ‘자원봉사자’라고 주장해온 우리 정부의 노력이 그렇게 허사가 되고, 인질들의 목숨이 다시 위태로워진다.

영화 <교섭>은 실제 있었던 일을 모티프로 했으나, 인물이나 사건 등은 영화적 상상력을 보탰다.

물론, 아프가니스탄은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이 갈 수 없는 곳이기에 가장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배우들과 스태프의 안전이 보장된 곳을 찾다가 요르단에서 촬영했다.

또 극 중 유일한 한국인 통역관 이봉한(카심) 역을 맡은 강기영은 실제 아프가니스탄의 공용어인 다리어와 파슈토어를 정확하게 구현해 극의 사실감을 높였다.

2018년 개봉한 영화 <협상>에서 인질범 역을 맡아 경찰과 협상을 벌이던 현빈이 이번엔 국정원 요원을 맡아 인질범과 협상을 벌이는 것 역시 눈여겨 볼 점이다.

특히 그는 이번 영화에서 아프가니스탄 현지인이라 해도 어울릴 외모를 선보인다.

아울러,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황정민의 대사에 있다.

테러리스트와 협상하는 순간 국격이 떨어진다며, 군사작전을 전개해 인질을 구조하겠다는 외교부 장관에게 그는 외교부의 역할 중 하나는 국민의 보호라며 어떻게든 자기가 탈레반과 협상을 하겠다고 말한다.

사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외교부의 역할을 넘어, 국가의 존재 이유다.

우리 국민이 어디에서든지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야 말로 국가의 기본 책무다.

테러리스트에게 돈을 건네든, 말로 설득하든 어떻게든 자국민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것이 제1원칙이어야 하지, 국민의 안전은 후순위로 생각하고 일단 무력으로 구출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이러한 국가의 존재 이유에 어긋난다.

비록 오래 전 사건을 다루고 있으나, 지금의 위정자들이 꼭 봐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화 <교섭>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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