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그래도 살만 해
인터뷰어 ‘윤서’(임선우 분)는 시청 정기간행물에 실을 취재를 위해 인터뷰를 준비한다.
인터뷰의 키워드는 ‘땀 흘리는 청년’으로 배달직 노동자 수찬(김명찬 분)이 섭외된다.
인터뷰 당일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예전에 본 적이 있어, 서로를 알아본다. 전에 윤서의 집에 배달을 갔던 수찬은 국물이 흘렀다는 이유로 윤서와 언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인터뷰는 잘 이어지지 못한다.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있는 수찬을 보며 어떻게든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하지만, 수찬은 일이 있다고 일어나 버린다.
알고 보니 수찬의 배달 수단인 전동킥보드를 도둑맞은 것이다.
수찬의 인터뷰 중단 때문에 곤란한 윤서는 도둑이 촬영된 CCTV를 함께 보게 되고, 수찬에게 범인을 알려줄 테니 전동킥보드를 찾으면 인터뷰를 해 달라고 한다.
원래 까칠하고 남의 일에 관심이 없는 윤서는 인터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찬을 도와 전동킥보드를 찾아 나선다.
우여곡절 끝에 전동킥보드를 찾고, 윤서는 수찬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수찬은 시설에서 나와 18살의 나이로 자립한 청년으로 자립금으로 사회에 발을 들인 열여덟의 어른이다.
만 18살은 아직 어린 나이지만 법적으로 어른이기 때문에 무조건 시설에서 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잃어버렸던 전동킥보드는 힘겹게 살아가는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윤서는 수찬을 보면서 평소의 자신과 다르게 수찬에게 마음이 쓰인다.
윤서가 작성한 내용으로 정기간행물이 인쇄에 들어가고, 수찬은 자신이 시설 출신이라는 것이 부각된 내용에 불만을 품는다.
평소 윤서라면 신경도 쓰지 않겠지만, 수찬의 일은 신경이 쓰인다.
영화 <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는 거제도의 수려한 풍경을 배경으로 잔잔하게 흘러간다. 까칠한 윤서와 힘겹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수찬이 만나 서로를 통해 세상의 따뜻함을 알아간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었던 윤서는 수찬을 만나 처음에는 단순히 신경이 쓰이지만,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보호막이 없는 수찬을 위해 도움을 주는 등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변해간다.
막 사회에 나온 수찬은 아직 세상이 어렵다. 그래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지만 세상은 그가 생각하는 것만큼 녹녹치 않다.
전동킥보드를 도난 당하고, 사기를 당하는 등의 사람이 싫어질 만한 일들을 겪는다.
그래도 따뜻한 사람들로 인해 다시 긍정을 찾고 힘을 낸다.
이렇듯 윤서와 수찬은 서로가 영향을 주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에 가슴 잔잔한 따뜻함을 준다.
또한, 열여덟이라는 나이가 어른이 되기에 충분한 나이인지 되짚어보게 한다.
자립 준비도 되지 않은 소년을 세상에 홀로 던지고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가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 안전망일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따뜻한 사람들이 있어 인생은 그래도 살만 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영화 <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는 오늘(25일) 개봉했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