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와 긴 상영시간이 흥행 걸림돌
오랜만에 나타난 대학 후배가, 선배 부인이 선배의 뒷조사를 부탁했다며 그의 불륜 현장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아내에게 보내도 될지 묻는다.
후배 이마가세(나리타 료 분)에게 약점을 잡힌 오토모(오쿠라 타다요시 분)는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성접대를 한다.
하지만 그 후에도 오토모가 또다시 내연녀를 만나자 이마가세는 진짜로 아내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한다.
결국 또다시 이마가세가 원하는대로 성접대를 한다. 이번엔 지난 번보다 더 높은 수위로 말이다.
집에 돌아온 오토모는 아내에게 인사하기 위해 샤워실 문을 열고, 아내는 내외하는 사이처럼 소스라치게 놀란다.
다음 날 아내에게 옷도 사주고, 맛있는 밥도 사주지만, 아내가 울면서 이혼하자고 한다.
당황해서 오해라고 말하자, 아내는 그동안 자기가 바람을 피우고 있었는데, 위자료라도 뜯어내기 위해 흥신소에 당신 뒷조사를 맡겼는데 나무랄데 없이 깨끗한 남자인 걸 알게 돼 미안하다며, 재혼을 위해 이혼해 달라고 요구한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하고, 이때부터 이마가세는 더욱 더 노골적으로 오토모를 옭아맨다.
이와 더불어 그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내연녀가 다시 연락해 와 뜨거운 밤을 보내기도 하고, 학창시절 오토모에게 관심이 있던 나츠카와 오랜만에 만나 잠자리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나츠카와 잠자리에 성공하지 못하자, 나츠카는 그가 이마가세와 동침하면서 진짜 게이가 돼 여자와 잠자리를 제대로 못 갖게 됐나 싶어 그를 두고 먼저 호텔방에서 나온다.
허무한 마음으로 돌아온 오토모를 바라보던 이마가세는 뜨거운 밤을 선물한다.
그러나 그는 오토모에게 이별을 고한다. 드디어 이마가세에게 벗어난 오토모는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는 여직원과 결혼을 준비한다.
하지만 이마가세가 계속해서 그의 주위를 맴돌고, 오토모는 사귀던 사람이 돌아왔다며 애인과 헤어질 결심을 한다.
영화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는 일본 만화 <쥐는 치즈의 꿈을 꾼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원작을 그대로 담아내려 하기보다는 오토모와 이마가세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이야기의 흐름에 중점을 뒀다는 게 연출을 맡은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설명.
처음엔 어쩔 수 없이 후배의 협박에 못 이겨 동성 간 키스를 한 오토모는, 집에 돌아와 입 안을 박박 닦아낸다.
하지만, 이마가세와 만남이 늘어날수록 그의 애무에 흥분하기도 하고, 급기야 직접적인 성관계를 즐기는 지경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라, 어느덧 이성과의 잠자리에선 성기능이 제대로 발휘가 안 되는 몸이 되고 만다.
이마가세가 그를 놓아주고, 그래서 이성과 결혼을 꿈꾸지만, 결국은 이마가세가 다시 나타나자 그를 택한다.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동성애와 이성애를 나누는 것 자체가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며 “내 필모그래피에서 10년 후에 봐도 퇴색되지 않는 큰 의미의 연애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설령 그렇다손 치더라도 2시간이 훌쩍 넘는 긴 런닝타임과 상당한 수위의 동성애 장면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으기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영화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는 이달 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