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감독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흔하다. 하지만, 영화 <피터 본 칸트>는 좀 더 다양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독일의 쾰른이 배경인 영화 <피터 본 칸트>는 영화의 제목과 같은 이름의 유명한 영화 감독 ‘피터 본 칸트’가 주인공이다.

피터(드니 메노셰 분)는 유명한 영화감독이지만 매번 사랑에 실패해 고통스러워한다.

어느 날 어시스턴트 칼과 살고 있는 피터의 집에 친구이자 오랫동안 자신의 뮤즈였던 여배우 시도니(이자벨 아자니 분)가 찾아온다.

연인과 이별한지 얼마 안 된 피터는 자신의 심경을 시도니에게 이야기하고, 시도니도 자신의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마침 점심 약속이 있던 시도니는 자신이 여행에서 만난 젊은 청년인 아미르를 피터에게 소개한다.

아미르에게 첫눈에 반한 피터는 그를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하며 자신과의 동거를 제안한다.

서로에게 이끌려 동거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두 사람의 관계는 변해간다.

영화 <신의 은총으로>로 2019년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한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신작으로 두 남자가 서로 이끌려 사랑에 빠지는 흔한 이야기를 감독만의 특유의 시선에서 풀어낸다.

피터는 이별하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지만 아미르를 만나고 첫눈에 반한다.

자신의 사랑을 떠나보내고 상실감에 매우 힘들어 한 것이 언제라고 바로 사랑에 빠진다.

아미르는 젊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사랑에 빠지기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

거기에 자신의 감독이라는 유리한 지위를 이용해 아미르를 스타로 만들어 주기로 약속하고 동거를 시작한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린 것은 맞지만 엄연히 지위가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랑에 대한 믿음은 처음부터 부족했다.

아미르는 가진 것이라고는 젊음과 미모가 전부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의 위치는 달라진다.

처음에는 사회적 지위와 성공이 열쇠였다면 사랑의 정도로 그 위치가 달라진 것이다.

사랑의 크기가 변하면서, 자신의 단점들이 부각되기 시작한다.

피터는 젊고 아름다운 아미르가 늘어진 배를 가진 늙은 자신에게 떠나갈까봐 전전긍긍하고, 속박하기 시작한다.

아미르는 피터에게 끌려서 동거를 시작했지만 스타가 되고 다른 세계가 열리자 다양한 경험을 하려하고,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피터에게 질려간다.

이렇듯 피터는 자신의 부과 명성으로 아미르의 사랑을 얻으려고 했으며, 아미르는 자신의 젊음과 미모를 이용해 성공과 부를 얻는다.

피터와 아미르와의 사랑이 주 내용이지만 주변인과의 관계에 의한 다양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어머니와의 무조건적인 사랑, 딸과의 삐걱거리는 사랑, 친구인 여배우 시도니와의 이해타산적인 사랑 등 각각의 관계에서 파생하는 사랑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강자와 약자, 갑과 을의 관계는 항상 그 우위를 점칠 수 없는 것이다.

영화 <피터 본 칸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상황과 그 상황으로 인해 변하는 인간관계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앞서 이야기했듯 두 남자의 사랑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퀴어 영화라는 점 감안하고 감상하시길.

또, <카미유 클로델>, <여왕 마고> 등의 영화로 유명한 배우 이자벨 아자니은 1955년생으로, 동안 외모에 놀랄 것이다.

관계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이야기하는 영화 <피터 본 칸트>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