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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기사(우측)한국영화

진상 고객 앞에서도 웃어야 하는 현실

지난 21일, 용산 CGV에서 영화 <불멸의 여자>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동명의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한 마트에 있는 화장품 가게 직원이 이른바 ‘진상 고객’에게 시달리는 내용이다.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고객에게 미소를 보여야 하는 희경(이음 분)과 승아(이정경 분).

하지정맥류로 고생하는 희경과 대화하다가 전화를 조금 늦게 받은 승아는 무거운 짐을 옮기느라 늦게 받아서 죄송하다고 응대한다.

수화기 너머 고객은 아이크림을 사서 발랐더니 주름이 더 늘었다고 말하고, 승아가 짜증을 내며 희경에게 수화기를 건넨다.

희경은 자기는 언제든지 매장에 있으니 직접 오면 환불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잠시 후, 한 뚱뚱하고 볼품없는 중년 여성(윤가현 분)이 매장을 찾아 와 희경을 찾는다.

하지정맥류 치료 때문에 병원에 갔지만,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하긴 뭣해서 승아는 희경이 점심 먹으러 자리를 비웠다고 말한다.

잠시 후, 병원에 손님이 너무 많아 기다리다가 그냥 온 희경에게 고객이 자기가 조금 전 통화한 사람이라며 어디 다녀왔는지 묻는다.

희경은 솔직하게 병원에 다녀왔다고 말하고, 승아가 다급하게 병원 갔다가 점심 먹고 온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희경에게 거짓말을 강요한다.

분명 아깐 희경이 늘 매장에 있다고 했는데 막상 오니 있지도 않고, 아까 전화 받을 때 승아가 무거운 짐을 옮기느라 늦게 받았다고 했는데 눈씻고 봐도 무거운 짐은 보이지 않는다.

혹시 내가 며칠 전에 온 손님인지는 아는지 묻자, 희경이 “3일 전에 오시지 않았느냐?”고 답한다. 난 4일 전에 왔는데 말이다.

이게 다 내가 존재감 없이 생겨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 여자가 계속해서 승아와 희경을 몰아붙인다.

아, 그런데 혹시 이거 ‘미스터리 쇼퍼’(점원의 친절도 평가를 위해 마트나 백화점 측이 고용한 손님으로 위장한 평가단)인가 싶어 희경과 승아는 갑자기 상냥하게 대한다.

지금 나는 열불이 나는데, 생글생글 웃는 모습에 고객은 더 화를 내고 급기야 마트 지점장(안내상 분)이 직접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영화 <불멸의 여자>는 앞서 이야기한 대로 연극이 원작일뿐 아니라, 연극 무대를 그대로 영화로 옮겼다.

화장품 가게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등장인물 두어 명이 들락거리며 극을 이어간다.

영화로 치면, 씬이 겨우 하나인 셈이다. 이에 대해 기자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작인 최원석 연출가는 처음 최승태 감독이 연극을 영화화하겠다고 해서 술 취했나? 생각했다며 의아했던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이에 최승태 감독은 “연극을 보고 스토리가 상당히 영화적이라고 생각했다”며 한 씬에 불과한 연극을 영화로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처음엔 씬이 하나여서 쉽게 찍을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면 배우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할 것 같아 관객들이 몰입하지 못할 것 같아 카메라 워킹 등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안내상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모두 원작 연극에 출연한 배우들인데, 이 영화와 연극의 차이에 대해 묻자 희경 역을 맡은 이음은 연극에선 이 배역이 사회적으로 무엇을 전달해야 하나에 중점을 뒀지만, 영화에선 희경이 어떤 감정을 느낄까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또, 진상 고객 역을 맡은 윤가현은 연극에선 경란이 어떤 상황인지 잘 표현됐지만, 영화에선 단순히 가해자로 그려진 것 같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최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다음 소희>로 감정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또 다른 감정노동자의 고충을 그린 <불멸의 여자>가 사회적으로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 <불멸의 여자>는 내달 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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