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불편한 영화
34년 후, 태양의 헬륨이 폭발을 앞둔 가운데 이미 지구는 재난으로 폐허가 된다. 모기 50마리를 넣은 빵을 먹을 때가 좋았지, 지금은 모기조차 없다.
이대로 가면 100년 후 지구가 사라지고, 300년 후엔 태양계가 사라질 것이다.
이에 각국이 힘을 합해 지구를 태양계에서 밀어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지만, 의심과 반대 때문에 순탄치 않다.
여기에 더해 달과의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겹치자 미국은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하자고 제안하지만, 중국은 “태양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오히려 박차를 가하자고 주장한다.
결국 연합정부는 달을 기습공격하는 프로젝트에 투입할 우주 비행사 훈련에 돌입한다. 하지만, 기습공격을 4분 남겨두고 모든 무기가 해킹당한다.
그리고 갑자기 우주비행선이 발사되고, 그 안에 우주비행사들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이 타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게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갑자기 육상과 공중에서 대원들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다.
다행히 우주엘리베이터의 시스템을 복구해 지구로 귀환은 가능하지만, 우주정거장이 추락해 지구가 초토화된다.
이 일로 프로젝트가 연기되지만, 중국은 7개월 안에 이주 프로젝트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구의 분위를 바꾸는 실험에 성공하자, 28년에 걸쳐 ‘유랑지구 프로젝트’ 준비를 이어간다.
2058년 6월 22일, 달을 몰아내기 1주일 전, 류배강 소령은 아픈 아내와 어린 아들이 지하도시에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프로젝트 참여 면접을 보던 중 압박 질문에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한편, 프로젝트를 앞두고 14년 전처럼 위성시스템이 또다시 해킹당한다.
그리고 갑자기 달에 문제가 생기자 류 소령은 긴급 현역복귀 명령을 받는다. 덕분에 아들과 장인이 지하도시에 입주 자격을 얻는다.
달 붕괴 12시간을 앞두고 우주 비행사들이 채비를 마친다. 이들은 달을 파괴하기 위해 각국에서 모은 핵무기를 달에 설치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문제가 생기자 중국 엔지니어와 우주 비행사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의치 않자 각국 군인 중 50세 이상인 자들을 차출해 직접 달에서 핵무기를 폭파한다.
그렇게 달의 폭파는 성공했으나, 3일 안에 그 파편이 지구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에 추진체를 가동해 지구를 옮겨야 하지만, 베이징의 인터넷이 복구되지 않아 추진체 발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다.
영화 <유랑지구2>는 4년 만에 선보이는 <유랑지구>의 후속편이다. 전작에선 중국인 소녀와 할아버지가 연합정부 사람들에게 개인의 목숨보다 지구를 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득해 지구를 구했다면, 이번 편에선 중국인 엔지니어와 군인이 지구를 구한다.
특히 원격으로 핵무기를 터트릴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인 군인이 나서서 50살 이상 대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수동으로 핵무기를 터트리자고 선동하는데, 이는 제아무리 군인이라고 하더라도 지구를 지키기 위해 개인의 생명을 내놓으라고 강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국가주의(國家主義) 사상을 잘 드러낸 대목으로, 이 영화를 만든 중국이라는 나라의 생각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선 전작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달라진 점이라면 중국 혼자가 아니라, 각국과 힘을 합해 지구를 구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중국이 지구를 구하기 때문에 전작과 기조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4년 전에도 그리고 이번에도 여전히 불편한 영화 <유랑지구2>는 이달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