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오히려 해가 되기도
본래 가족은 서로 보듬어 주고, 힘이 되어주는 관계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겐 가족이 짐이 된다.
가족이 있어서 힘이 나는 게 아니라, 가족 때문에 죽고 싶을 만큼 힘들 수도 있다.
가족 때문에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을 그린 영화 2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오픈 더 도어>
한밤중에 처남이 같이 술 한잔하고 싶다며 집을 방문한다. 문석(이순원 분)과 치훈(서영주 분)은 김치를 안주 삼아 위스키를 마신다.
두 사람은 과거에 처음 만나게 된 일을 회상하며 즐겁게 이야기 나눈다.
그러다 갑자기 치훈이 엄마가 강도를 당해 죽은 이야기를 꺼내며 분노에 휩싸인다.
이에 문석이 힘든 일은 잊고, 즐거웠던 일만 기억하자며 진정시킨다.
그러자 대뜸 문석에게 왜 착한 우리 누나를 때렸냐고 따지자, 문석은 뭐가 착하냐며 “너희 엄마를 죽이라고 나한테 시킨 게 너희 누나”라고 말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과거로 돌아가 왜 치훈의 누나가 남편에게 엄마를 죽이라고 했는지, 그리고 두 사람 사이가 왜 깨지게 됐는지 자세히 보여준다.
대한민국 최고의 이야기꾼 장항준 감독이 후배 감독으로부터 실화를 듣고, 대본 집필과 연출을 맡았다.
또 늘 새로운 컨텐츠를 만드는 게 본인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코미디언 송은이가 직접 제작자로 나섰다. 오는 25일 개봉.
<독친>
호숫가에서 엄마(장서희 분)와 통화를 마친 유리(강안나 분)가 언니, 오빠와 케이크와 커피를 마신 후에 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다.
뒤늦게 유리의 담임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유리가 학교를 빠진 걸 안 혜영은 어제 담임이 오늘 유리와 방과 후에 보자고 한 것 때문에 부담을 느껴서 학교에 안 온 게 아닌가 싶어 담임을 다그친다.
그리고 잠시 후, 경찰로부터 유리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유리와 친구 예나(최소윤 분)가 나눈 대화를 토대로 그동안 유리가 학교폭력에 시달린 게 아닌지 의심한다.
그 와중에 현장 감식하던 경찰이 차 안에서 1명이 사라졌다는 걸 알아내고, 이로 인해 자살이 아닌 타살이 아닐까에 초점을 두고 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수사를 거듭할수록 유리의 엄마 혜영이 ‘독친’(독이 되는 부모)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수인 감독은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들과 맞아 떨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과거 대치동에서 학원강사를 하면서 직·간접적으로 겪은 일을 녹여냈다고 말했다.
지나친 사랑이 오히려 자식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다. 내달 1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