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은 결국 하나로 연결돼

원수지간인 이웃 국가인 ‘금의 나라’와 ‘물의 나라’는 전쟁 후, 금의 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물의 나라에 시집 보내고, 물의 나라의 가장 현명한 남성을 금의 나라에 장가를 보내는 평화 협정을 맺고 100년 간 약속을 지켜왔다.

하지만, 두 나라는 점점 감정이 나빠져 급기야 이 약속을 어기고 금의 나라는 아름다운 여성 대신 고양이를, 물의 나라는 현명한 남성 대신 강아지를 보낸다.

고양이와 결혼하게 된 물의 나라 건축사 나란바야르와 강아지와 결혼하게 된 금의 나라 공주 사라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전쟁을 막기 위한 아이디어를 낸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신랑 신부로 보낸 것을 숨기기 위해 가짜 부부 행세를 하기로 한 것.

두 나라를 오가며 부부 행세를 하던 중 100년 간 지속된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두 나라를 중재하기 시작한다.

애니메이션 <금의 나라 물의 나라>는 일본의 권위 있는 만화 대상인 <이 만화가 대단해!> 최초 2회 수상 작가인 이와모토 나오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등을 만든 매드하우스가 제작해 관심을 끈다.

상업을 통해 물질적으로 풍족한 금의 나라와 전쟁으로 가난하고 피폐해졌지만, 물이 풍부한 물의 나라를 배경으로 원수지간의 나라에서 국경을 넘는 로맨스를 보여준다.

나란바야르와 사라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행복을 찾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하지만, 단순히 로맨스물은 아니다. 서로 가지지 못한 것을 뺏기 위해 전쟁을 불사하자는 전쟁 지지파와 서로 원하는 것을 교환하는 협상을 하려는 파로 나뉘어 정치적으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거기에 더해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만, 협상을 통해 전쟁을 마무리한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자신도 그 뒤를 이어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왕이 될까 두려운 금의 나라 왕의 모습은 우리의 숨겨진 어두운 부분을 보는 것 같다.

또한,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지만, 통통한 외모와 변방에서 키워진 버려진 공주라는 오명으로 사람들은 사라를 색안경을 끼고 보지만 결국은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가장 아름답다는 진리를 알려준다.

비디오 세대로 접어들면서 더욱 팽배해진 외모지상주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계기가 된다.

선의의 거짓말에서 시작된 그릇된 관계지만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면서 따뜻한 마음들이 모이며 전쟁을 막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 전개일지도 모르나 그 과정은 배려와 따뜻함, 그리고 현명함으로 가득 차 관객의 마음을 적셔줄 것이다.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싸움 장면도 있지만 크게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도 매우 좋다.

행복을 부르는 애니메이션 <금의 나라 물의 나라>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