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기 힘든 인생들을 응원하며

영화 <조이랜드>는 소박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고 있는 ‘뭄타즈’와 ‘하이더르’ 부부의 인생을 그렸다.

부부는 하이더르의 아버지와 형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대가족이다.

현재는 하이더르가 직업이 없어 뭄타즈가 메이크업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아버지는 하이더르의 남자답지 못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형수가 네 번째 아이를 출산하고 전통에 따라 염소를 잡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집에서 염소를 잡으라는 아버지의 명령에 하이더르는 진땀을 뺀다.

결국 뭄타즈가 염소를 잡는다. 부부, 두 사람은 그런대로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하이더르가 직업을 가지면서 큰 변화가 일어난다.

하이더르는 트랜스젠더 뮤지션 ‘비바’의 백댄서로 취업을 하고, 가족들에게는 자신이 극장 관리자로 취업했다고 속인다.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알면 당연히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며느리인 뭄타즈가 집에서 가사 일을 할 것을 명령한다.

하이더르는 이런 상황에서도 아내가 아닌 아버지의 뜻대로 뭄타즈를 일을 그만두고 집에 있게 한다.

뭄타즈에세 미안해 하는 마음은 크지만 그래도 아버지를 거역할 수 없다.

취업한 백댄서의 자리도 쉬운 것이 아니었다. 남들 앞에 나서야 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몸치 수준으로 뻣뻣했기 때문이다.

매일 연습을 거듭하면서 매혹적인 비바에게 빠져든다.

영화는 잔잔히 흘러가며 관객에게 많은 것을 던진다.

결혼해서 가정을 이뤘지만,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아직 독립하지 못한 하이더르는 경제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에서 독립하지 못했다.

자신의 생각이 있어도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못한다.

9명 가족의 살림을 사는 형수님의 도와주던 하이더르가 새 직장을 구하고, 결국 며느리이며 여자인 뭄타즈가 그 일을 하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던 일을 그만두고 말이다.

누군가 해야하는 일이라면 그것이 꼭 며느리나 여자의 몫은 아닌데도 말이다.

하이더르는 자신의 꿈을 중단해야 하는 뭄타즈에게 미안해 하면서도 아버지의 뜻을 따른다.

단지 미안함으로 모든 것이 덮어지지는 않는다.

하이더르는 아버지와 가족들에게 자신의 새 직장을 떳떳하게 말하지 못한다.

자신도 가족들 몰래 백댄서 일을 하면서 매력적인 비바에게 끌려 일탈을 한다.

하지만, 그 관계도 성숙한 관계는 아니었다.

결국 가족의 일상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영화에 나오는 인물을 넘어 인생을 바꾸고 싶어도 힘든 모든 이들을 응원하며 우리의 인생도 비극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거기에 다른 이의 삶과 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겠다.

영화 <조이랜드>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