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초콜릿이 주인공인 영화
영화 <웡카>는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주인공 웡카의 전사(前事)가 궁금해 영화적 상상력으로 만든 웡카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요리사인 웡카는 원대한 꿈을 안고 ‘달콤백화점’에 간다. 하지만, 그곳은 눈 뜨고 코 베이는 곳이었다.
순식간에 전재산 12소버린을 잃고, 숙박비도 없어 노숙하려다가 날씨가 너무 추워 그것도 포기한다.
마침 지나가던 신사의 호의로 여관에 간다. 다행히 1박에 1소버린인 ‘사업자 패키지’가 있단 말에 서명하려고 보니 약관이 한두 장이 아니다.
대충 살펴보고 서명한 후, 방으로 안내 받는다.
다음 날 아침, 달콤백화점에 가서 자기가 만든 초콜릿으로 마술을 해 사람들의 주목을 끈다.
그가 만든 초콜릿을 먹은 이들이 하늘 위로 떠오른다. 하지만, 곧바로 경찰이 출동해 초콜릿과 이익금을 전부 압수한다.
경찰에게 사정해서 1소버린을 들고 숙소에 오니 방값은 1소버린이 맞지만, 배게 사용료와 계단 사용료, 비누 사용료 등 1만소버린을 내야 한단다.
그만한 돈이 없다고 하자, 세탁실에서 몸으로 떼우면 하루에 1소버린을 감해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웡카는 여관에서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시작한다.
그는 이 여관에서 착취당하고 있는 고아 소녀 누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한다.
난생처음 초콜릿을 먹어 본 소녀는 이렇게 맛있는 걸 매일 못 먹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극찬한다.
한편, 달콤백화점에서 기존에 초콜릿 가게를 운영 중인 이른바 ‘초콜릿 연합’ 사장들이 경찰서장에게 초콜릿 300상자를 뇌물로 건네며, 웡카가 이 도시에서 초콜릿을 못 만들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우여곡절 끝에 웡카가 초콜릿 가게를 열지만, 초콜릿 연합의 방해로 망한다.
이에 웡카는 그들에게 반기를 들고, 초콜릿 연합은 웡카를 초콜릿 원액에 빠뜨려 죽이려 든다.
줄거리가 조금 황당하게 들릴 만큼 이 영화는 철저히 ‘초콜릿’이 주인공인 영화다.
초콜릿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경찰서장은 뇌물로 초콜릿을 받고, 신부(神父)도 고해성사를 하러 온 이들에게 초콜릿을 받는다.
심지어 웡카가 만든 초콜릿은 맛만 좋은 게 아니라, 사람을 붕 뜨게 하기도 하는 마법의 힘을 지녔다.
만화는 아닌데, 만화만큼이나 발칙한 상상력이 가득하다.
그러면서 메시지도 분명하다. 윌리 웡카의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콜릿의 비법을 공개하는데,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특히 우리가 아는 냉소적인 초콜릿 공장장 윌리 웡카의 모습이 아닌, 가진 것이라곤 꿈뿐이지만, 낙천적인 모습의 젊은 윌리 웡카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윌리 웡카 역은 티모시 살라메가 맡았고, ‘주황색 소인’ 움파룸파는 휴 그랜트가 맡았다.
여기에 뮤지컬 영화에 버금 갈 정도로 흥겨운 음악이 곁들여져, 이달 8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누적 수익 4억6,985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태프들도 주목할만 한데, 영화 <패딩턴>을 연출한 폴 킹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 <아가씨> <올드보이> 등의 정정훈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았다.
정 촬영감독은 한국 출신 촬영감독 중 최초로 미국촬영감독협회 정식 회원이기도 하다.
겨울방학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봐도 좋을 영화 <웡카>는 이달 3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