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 연예전문지 마이스타 입니다 기사 본문을 마우스로 드래그 후 스피커 아이콘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톱기사(우측)한국영화

누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어

영화 양치기 스틸컷

곧 결혼을 앞둔 초등교사인 수현(신수현 분)은 모든 아이들에게 늘 진심으로 대한다.

비가 오는 어느 날, 자기 반 학생 요한(오한결 분)에게 우산을 빌려주자 기다릴 테니까, 같이 쓰고 가자고 한다.

수현이 청첩장을 돌린 날이라 회식이 예정되어 있어 요한을 타일러 혼자 보낸다.

다음날, 수현이 퇴근하는데 말없이 요한이 집까지 따라와서는 배고프다 말한다.

당황스럽지만 일단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빵을 주며 팔에 난 상처에 대해 묻자 집에서 그랬다며 말을 아낀다.

잠시 수현이 자리를 비운 사이 요한이가 결혼반지를 만지작거리자, 수현이 소리친다.

그러자 요한이 갑자기 수현을 끌어 안는다. 수현은 정색하면서 요한을 집 밖으로 내보낸다.

사실 요한의 엄마는 술집에서 일하는데 툭하면 엄마 애인이 요한을 때리고, 엄마는 요한을 돕기는커녕 못 본 척 외면한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까닭에 요한이는 사랑이 고팠던 것인데, 선생님이 자기를 거부하자 수현에게 맞았다고 엄마한테 거짓말한다.

이에 요한의 엄마가 학교에 쫓아가고, 수현의 애인까지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수현은 자기를 못 믿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한다.

그런 가운데 요한이 가출하자 학교애서는 수현을 압박한다.

수현은 억울하지만, 한편으로 자기 탓 같기도 하다.

게다가 예비신랑이 수현의 부모가 이혼한 사실을 자기 집에 알리지 말자고 하자, 마음이 불편하다.

설상가상 자기 반 진수가 요한이한테 들었다며 수현이 요한이를 때렸다고 하자, 수현은 진수에게 요한이랑 연락이 되느냐며 다그치다가 다른 교사에게 제지당한다.

사라진 요한이를 찾기 위해 경찰이 수현을 찾아오자, 수현과 친했던 교사마저 수현과 선을 긋는다. 마치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했던 것처럼.

신경이 예민해진 수현의 거친 행동에 결국 정직 1개월의 처분이 내려지고, 남자 집에서 결혼을 미루자고 하자 수현의 폭력성이 심해진다.

그러던 중 요한이 수현의 집에 무단침입하려고 하다가 둘이 마주치고, 요한의 자극에 수현은 손찌검을 한다.

그동안 요한을 안 때렸다며 억울해하던 수현은 이제 진짜로 요한이를 때린 가해자가 된다.

결국 요한이의 엄마에게 5천만원이나 되는 합의금을 물어주기 위해 집도 이사하고, 학교도 그만둔다.

영화 <양치기>는 제목에서 연상되듯이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다. 평소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요한이가 “선생님에게 맞았다”고 거짓말 하면서,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다.

집까지 따라온 요한이에게 빵을 주면서 상처에 대해 물었던 수현은 집에서 그랬다는 요한이의 말을 듣고도 “엄마가 때렸냐?”고 꼬치꼬치 묻지 않았기에, 방관자에게 피해자가 된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학생의 말 한마디에 일순간 수현은 폭력 교사로 낙인찍힌다.

심지어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은 물론, 수현의 친모조차 진짜로 네가 요한이를 때렸냐고 물으며, 그녀를 의심한다.

아이의 거짓말에 피해자가 된 수현은 극도로 예민해지고, 이로 인해 폭력성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요한이의 말이 사실이라고 믿게 된다.

이 영화는 단순히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 시작은 거짓말이 맞지만, 한부모가정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가정폭력, 학생인권조례, 촉법소년 등 다양한 요소가 섞여 있다.

이에 대해 손경원 감독은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학 졸업작품을 위해 기획한 단편영화 소재를 장편영화로 발전시켰다며, 처음엔 아동학대 문제로만 생각했는데 계속 같은 문제가 반복되다가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으로) 교권침해 문제가 이슈되면서 영화와 맞물려 씁쓸하다고 말했다.

또 사이다 같은 (속 시원한) 결말이 아닌 이유는 수현이 (마지막에) 요한이한테 손찌검을 했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서 이런 결말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와 가해자가 시시각각 바뀐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요한 역을 맡은 오한결은 영화를 보면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요한이가 불쌍하게 여겨졌다며, (마지막에) 집에서 탈출했으니까 행복하게 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손 감독은 (요한이가 행복하게 사는 건) 어른들에게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독립영화지만 꽤 수작인 영화 <양치기>는 내달 1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답글 남기기

Click to listen highlighted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