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억은 온전한가?
영화 <우리와 상관없이>는 진실과 허구 사이에 있는 모호한 기억들에 관한 이야기다.
여배우인 화령은 영화 촬영은 마쳤으나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자신이 촬영한 영화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한다.
그녀에게 병문안 온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시사회와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이야기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이야기가 다르다.
영화에 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영화의 줄거리, 그 당시의 상황 등이 모두 어긋나있다.
화령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많은 기억을 잃어버렸다.
회복기에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기억나지 않고, 들은 이야기를 조합해도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럽다.
영화 <우리와 상관없이>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영화가 전개된다.
앞부분은 병원에서 퇴원해 오피스텔에 누워있는 화령을 찾아오는 스태프들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그들은 늦게 와서 미안하다, 그러나 시기가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그때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하고, 어떤 감정들이 있었는지도 알게 된다.
하지만, 한 명 두 명 병문안을 왔다 갈수록 혼란에 빠지며 무엇이 진실인지 긴장감을 유발한다.
모두 같은 상황에서 같은 일을 하고 겪었을 텐데, 화령의 기억처럼 모호한 부분이 대부분이다.
영화 후반부는 실제 화령이 촬영했던 영화의 내용이 나온다.
자연스럽게 앞부분에서 사람들이 얘기했던 기본 정보를 가지고 후반부를 보게 된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관객들도 그 모호함에 빠지게 된다.
무엇이 진실인지, 이 모든 것이 화령의 상상이나 꿈인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영화는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과 관점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오류를 짚어낸다.
그 차이에서 오는 간격은 생각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사실 내가 기억하는 것이 선명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무엇이 진실인지 계속 찾는 수고로움이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남긴다.
영화 <우리와 상관없이>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