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엄마 아들을 지키기 위해…
장성한 아들과 단둘이 살면서 ‘왕국 미용실’을 운영 중인 경희(남기애 분)는 오줌 냄새가 난다며 하루 만에 같은 옷을 빨고, 손님의 머리카락을 한군데만 계속 자르기도 한다.
이런 엄마의 행동이 수상해 “엄마, 나한테 거짓말한 것 없지?”라고 지욱(한기장 분)이 물으니, “네가 거짓말한 거 있는 것 아니냐?”는 답이 돌아온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지욱이 집에서 식사하는 사이 주희가 그동안 보지도 않던 바둑채널을 틀고 가만히 있자, 지욱은 뭔가 수상함을 느낀다.
다음 날 아침, 지욱의 생일이라고 미역국을 끓인 주희는 싱거워서 지욱이 미역국을 먹는 둥 마는 둥 하자 갑자기 미역국을 뺏어서 버린다.
그날 오후, 지욱의 작은 아빠 중명(유성주 분)이 찾아 와 이발 도중 “우리 형 어디 있냐?”고 물의니 ‘그날’ 일이 떠올라 주희는 괴로워한다.
결국 주희는 지욱에게 먼저 치매에 걸린 사실을 고백한다. 이미 눈치채고 있던 지욱은 괜찮다며 다독인다.
그러나 손님 머리를 자르다가 가위를 떨어뜨리는 등 실수가 이어지자 주희는 미용실을 닫는다.
일을 그만둔 주희가 어느 날 지욱에게 “내가 네 아빠를 죽였어. 잊지마. 이게 사실이니까”라고 말한다.
놀란 지욱이 “뭐라고 그랬냐?‘며 묻자, 그 사이 정신줄을 놓은 주희가 자고 싶다며, 오줌을 지린다.
그동안 아빠 얘기를 못하게 하던 엄마가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지 혼란스러워 지욱은 중명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동안 자기가 알던 것과 다른 사실을 듣게 된다.
뭐가 뭔지 모르겠는 지욱은 집에 CCTV를 설치하고, 엄마 핸드폰에 자동 통화 녹음을 설정한다.
그리고 아빠에 대해 엄마에게 다시 묻는다. 지욱의 질문에 엄마는 그동안 지욱에게 했던 말과 상반된 대답을 한다.
어느 날 낮에 경희 혼자 집에 있는데 중명이 찾아오고, 결국 28년 전 그날 일이 밝혀지면서 엄마가 감추고, 거짓말로 쌓아 올린 왕국이 무너진다.
영화 <엄마의 왕국>은 치매에 걸린 엄마가 정신이 오락가락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아들을 지키려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그동안 죽은 아빠에 대해 얘기하는 걸 엄마가 꺼려서 제대로 알 길이 없던 지욱이, 치매에 걸린 엄마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듣고 혼란스러워한다.
형이 죽은 건 죽은 거고, 대체 형을 어디에 묻었는지가 궁금한 중명이 치매에 걸린 형수를 추궁하고, 그 과정에서 지욱의 엄마가 숨겨오던 진실이 드러난다.
이 영화로 장편영화 데뷔를 한 이상학 감독은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족이 갖고 있는 속성이 인간의 여러 면을 보여주기에 단편영화 때부터 가족의 이야기를 자주 다뤄왔다며, 가족 이야기는 따뜻한 면도 담고 있지만, 미스터리도 담고 있다고 생각해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기억을 보호하려는 엄마와 기억을 되찾아 가는 아들의 긴장감을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연출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기장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모호한 상황에서 ‘경계 위에 있는’ 지욱의 선택이 관객들에게 설득될 수 있도록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남기애는 ‘왕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엄마에게 아이에게 “너 때문이야”라고 말하고선 그때야 정신이 번쩍 들어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왕국을 만들어 온 게 아닐까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엄마의 왕국>은 이달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