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깨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려한 액션으로 무장한 SF 장르의 애니메이션 <블러디 이스케이프: 지옥의 도주극>이 개봉한다.
먼 미래, 지구는 황폐해지고 인간은 생존을 위해 ‘클러스터’라고 부르는 보호구역을 만들어 생활한다.
클러스터는 도시 모양의 공간으로, 그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어떤 클러스터는 야쿠자가 점령해 클러스터를 지배하고 어떤 클러스터는 뱀파이어로 구성돼 있다.
이런 클러스터 간의 이동은 엄격히 규제되어 있지만 암암리에 이동하기도 한다.
키사라기는 과거 야쿠자 두목을 살해하고 뱀파이어 클러스터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뱀파이어 적합자임이 확인되고, 실험체가 되어 클러스터에 일원이 된다.
실험 시 죽지 못하게 하려고 사이보그 수술한 키사라기는 동료라고 생각했던 그들이 자신을 먼저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당연하였다. 뱀파이어인 그들은 우선순위가 민족의 생존이었기 때문이다.
외부와 격리된 환경에서 다른 윤리관이 형성되어 있었다.
가족이든 동료든 상관없이 민족에게 해가 된다면 제거하는데 그들의 윤리관에는 맞는 얘기였다.
그것이 아직도 그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키사라기는 수많은 실험으로 죽으면 민족의 영웅으로 제단에 올려질 운명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키사라기 몸에서 뱀파이어를 죽이는 힘이 생겼다.
그의 피는 그들에게 맹독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를 발견한 그의 연인이자 뱀파이어족의 수장 텐포린의 여동생 키쿄가 키사라기를 죽이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키쿄가 죽고 만다.
뱀파이어 집단에는 이제 동족의 생존을 위해서 키사라기는 꼭 제거해야 하는 존재가 된다.
키사라기는 뱀파이어 집단을 피해 원래 거주했던 신주쿠 클로스터로 피하지만 과거 살해당한 보스의 복수를 위해 야쿠자들도 그를 쫓기 시작한다.
추격을 피해 도주하던 키사라기는 옛 동료의 집에 찾아가고 그의 여동생을 보호하면서 지옥의 도주극이 펼쳐진다.
애니메이션 <블러디 이스케이프: 지옥의 도주극>은 먼 미래라는 SF의 장르 특성을 잘 보여주듯 클러스터라는 새로운 미래 도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각 클러스터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인간들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 있다.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클로스터는 야쿠자들이 점령해 미래 도시라고 보기 힘든 오히려 1980년대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반면, 뱀파이어 집단이 살고 있는 클러스터는 매우 미래적인 환경을 구성해 더 쾌적한 장소로 묘사된다.
뱀파이어 집단은 오히려 그 종족의 특성상 외부와 완전히 고립돼 도움 없이 스스로 성장했지만, 오히려 더 발전된 모습이다.
여기서 단순히 고립의 문제가 아닌 다른 종족과의 차별로 기인한 것이 특징이다.
차별 받았음에도 더욱 발전한 모습을 가졌으며, 넘을 수 없는 차별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잘못됐다. 키사라기를 실험체로 만들어 실험하고, 다른 집단의 지배나 파괴로 타파하려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인다.
애니메이션의 볼거리 중 하나는 각 집단의 특성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뱀파이어 집단뿐만 아니라 동물의 모습을 한 인간 등 다양한 모습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각기 다른 액션을 소화하는 모습이 볼만하다.
빠른 전개와 속도감 있는 액션, 장대한 세계관은 애니메이션에 빠져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린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풀어놓기 때문이다.
<에스타브 라이프 그레이트 이스케이프>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사전에 작품을 봤다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물론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어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오는 25일 개봉.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