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성애자가 빼앗은 것은
12살 소녀 달바는 나이와 다르게 성숙한 옷을 입고 짙은 립스틱을 즐겨 바른다.
여자애가 아닌 여자라 생각하는 달바는 12세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은 걸음걸이를 가졌다.
이웃집 신고로 영문도 모른 채 보호 쉼터로 옮겨진 달바는 갑자기 바뀐 세상에 혼란스럽다.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사랑해 주는 아빠와 격리돼 불안한 생활을 시작한다.
학교에 간 달바는 얼마 전에 어떤 남자가 딸을 숨기고, 성폭행해서 경찰에 잡혀갔다는 얘기를 듣는다.
직감적으로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자신과 아빠는 사랑하는 사이로 사랑하면 사랑을 나누는 일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엄마가 아빠를 납치로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엄마는 자신과 가족을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다.
보호 쉼터에서 사귄 친구의 권유로 엄마를 만나고, 달바는 또 한 번 충격을 받는다.
엄마의 모습이 거부감이 느껴질 정도로 자기 모습과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딸이라서 닮은 것이 아닌, 9살 때부터 했던 염색은 엄마의 머리카락 색과 같았고, 금목걸이와 같은 액세서리, 의상 착장까지 비슷했다.
달바는 한 번도 스스로 옷을 사 본 적도 없고 아빠가 꾸며주는 대로 살아왔다.
엄마는 아빠와 헤어진 후 양육권을 공동으로 나눠 가졌지만, 아빠가 널 데려가 계속 찾았다고 했다. 하지만, 달바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을 찾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러나, 계속 집을 옮겨 다녀 찾지 못했다는 엄마의 말에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생긴다.
달바는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며 혼란스럽고,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구치소에 있는 아빠를 찾아간다.
면회 때 노출이 심한 레이스 드레스를 입고 공들여 화장한다.
이에 아빠는 “예쁘게 하고 왔다”, “너를 위해 면도했다”라는 등 도저히 딸과 나누는 대화라고 할 수 없는 말들을 한다.
달바는 친구들에게 들은 대로 아빠가 ‘소아성애자’인지 직접적으로 물어본다.
영화 <러브 달바>는 유괴와 근친상간으로 기소된 소아성애자 아빠를 둔 딸 달바가 주인공이다.
달바는 단지 12세 소녀로 자신이 무슨 상황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처음 쉼터로 이동 시 자신이 아빠와 왜 격리되었는지 전혀 자각이 없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당연한 일이 왜 위험한 일인지 의문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도 무엇이 문제인지도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
달바는 보호 쉼터에 있는 동안 첫 생리를 하게 된다.
생리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라 룸메이트에게 배울 정도로 무지하다.
첫 생리도 시작하지 않은 아동에게서 친아빠가 박탈한 것은 무엇인가?
당연히 누려야 할 것, 당연히 알아야 할 것 그 모두다.
자신이 무엇을 당하고 있었는지 알지 못하게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아빠의 취향대로 길러진다.
거기에 성적 대상자로 착취 당해도 그 사실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사회와 단절된 공간에서 오직 아빠의 사랑에만 의존해 자란 달바는 일상적으로 누리고 알아야 할 모든 정보에 차단된 채 모든 세상이 아빠에게 고정되어 있다.
엄마와의 대화로 엄마는 자신을 버린 것이 아니고 단지 아빠를 떠난 것임을 알게 되고, 친구들을 통해 아빠가 소아성애자임을 자각한다.
사랑을 확인하고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아빠와 했던 방식으로 다른 성인 남성에게 확인하려 한다.
혼자 있는 것이, 날 하찮게 볼까 봐 두려운 모든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 또한 아빠에게서 기인한다.
영화는 달바가 스스로 정체성을 찾기까지 섬세한 감정의 흐름을 카메라에 담았다.
소아성애자에게 세상을 배우고 그 세상으로부터 나와 자신을 찾는 소녀의 이야기는 사회가 가진 문제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아빠가 요구했던 사랑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사랑을 갈구하는 달바의 모습은 애처로우면서도 충격을 금치 못한다.
영화 <러브 달바>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