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국제영화제 3일 개막
제7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가 오는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5일까지 대한극장에서 진행된다.
북한인권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관하는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측은 <어느 독재자>와 <평양일기>를 비롯해 5편의 단편영화를 추천작으로 선정했다.
그중 눈여겨 볼 작품은 영화 <어느 독재자>이다.
영화 <어느 독재자>는 알려지지 않은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한다.
대통령의 손자조차 군복을 입고, ‘폐하(陛下)’라는 표현을 쓰는 독재국가가 이 영화의 배경이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손자에게 감기가 다 나으면 주겠다며, 건강하게 자라서 자신의 자리를 물려받으면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며 수화기를 들고 온 도시의 불을 끄라고 명령한다.
이에 순식간에 전도시의 불이 꺼지고, 이번에는 어린 손자가 수화기를 넘겨받아 “불을 켜라”고 지시하자 다시 켜진다.
이렇게 나이 어린 손자는 권력의 맛을 보게 된다.
하지만 이내 곧 반란이 일어나고, 대통령 일가족은 급히 망명길에 오른다. 물론 국민들에게는 공식 해외순방으로 속이고 말이다.
우선 가족들을 먼저 비행기에 태우고, 어린 손자와 둘이 남게 된 독재자는 돌아가는 길에 대규모 시위대를 마주치고 호위대도 없이 급히 공항으로 돌아간다.
어렵사리 공항으로 오자 이번에는 군악대가 대통령과 보좌진을 공격하고, 다시 도망가기 바빠진다.
이때 국영라디오에서는 야당이 대통령궁을 점령했고, 독재정권은 무너졌다며, 대통령이 전용 리무진을 타고 공하에서 도망갔다는 속보가 방송된다.
대통령궁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게 된 그는 길 가던 행인으로부터 오토바이와 옷을 빼앗아 또 다시 어디론가 도망간다.
도망하는 동안에 독재자와 손자는 국민들이 실제로 어떻게 사는지 그리고 자신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직접 눈으로 목격하게 된다.
국민들에게는 독재자였지만, 어린 손자에게만은 한없이 좋은 할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물론 독재는 잘못된 것이지만) 그도 결국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영화는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과 매우 닮았다. 독재자의 딸로 수십 년을 살다가 다시 자신이 정권을 잡은 후, 최순실 등 측근에게는 한 없이 좋았을지 몰라도 국가와 국민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영화 속 대통령의 모습이 매우 닮았다.
더욱이 영화 속 대통령은 도망 다니면서도 여전히 다시 자기가 집권할 것을 꿈꾼다. 탄핵이 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닮았다.
영화 속에서 대통령은 도망 다니는 중에 한 무리와 만나고, 그들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를 죽인 범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신마저 죽을까봐 차마 그에게 복수하지 못한다.
이 영화의 결말은 누구나 예상하듯이 그렇게 막을 내리지 않고(복수는 복수를 낳기에), 민주주의를 위한 춤을 추도록 하면서 끝맺는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