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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기사(우측)한국영화

정직하면 세상이 알아줄까?

영화 페이퍼맨 스틸컷

영화 <페이퍼맨>은 한때 잘나갔던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인목(곽진 분)의 생계형 삶을 그리고 있다.

허름한 집에서마저 쫓겨나 길바닥에 나앉게 된 인목은 빛바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영광의 순간이 담긴 사진 한 장 뒷주머니에 찔러넣고 속세를 떠나 출가하려고 하지만, 출가에도 자격이 필요하다는 현실에 부딪쳐 좌절한다.

갈 데가 없던 인목은 굴다리 밑에 자리를 잡고 노숙자 생활을 시작한다.

폐지 줍는 할배(강대욱 분)를 보고 폐지를 줍기 시작하지만, 허리가 아픈 인목은 그 일도 쉽지 않다.

초코파이 하나면 무슨 일이든 하는 기동(장현준 분)을 꼬셔 함께 폐지 줍기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박스만 깔고 잤지만, 서서히 평수를 넓혀 종이집을 완성한다.

세상 까칠한 소녀 서연(강한나 분)도 합류해 할배, 기동과 함께 굴다리 밑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폐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돈에 눈이 먼 젊은 사람들이 폐지 줍기에 합류하면서 생계에 위협이 되기 시작한다.

영화 <페이퍼맨>은 과거 잘나갔던 영광의 금메달리스트의 인목의 현실 생계를 가볍게 풀어냈다.

금메달리스트라고 하면 잘 먹고 잘살 것 같지만, 금메달리스트라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인목은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아간다.

영화 후반부에 나오지만, 그의 정직했던 인성이 그의 인생 발목을 잡은 것이다.

정직한 것이, 불의를 참지 못한 것이 잘못한 것일까?

영화는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인생을 풍족하게 살고 있다는 억울하고 불공평한 깨달음을 준다.

정직하지 않은 것이 잘못된 것이며, 정직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실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실제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 주변에도 정직하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부유하게 인생을 영유하는 경우가 있다.

정직하게 사는 삶이 오히려 독이라니 인생 아이러니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정직하지 않다.

영화는 인목의 삶을 통해 정직과 성실과는 상관없는 불공평한 사회를 비판한다.

인목 또한 정직하게만 사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핸디캡을 커버하기 위해 기동을 초코파이로 유인해 노동력을 착취한다.

레슬링 후배를 만난 후 정직하고 성실해서는 세상 살기 더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폐지 줍기가 유일한 생계인 할배의 일거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커미션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굴다리 밑에서의 동거생활은 서서히 인목을 변화시킨다.

알 수 없는 책임감도 생기고 다시 원래의 자신인 정직한 모습도 돌아온다.

그래도 그의 삶은 여전히 종이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영화에서 종이집은 다양한 의미가 있다. 집도 절도 없던 인목에게 다시 주어진 것이 종이집이다.

종이는 쉽게 구겨지고 찢어지며, 불에 타기 쉬운 재질이다. 그렇지만 없는 것보다 나은 종이집은 인목에게 생각보다 안락한 공간을 제공한다.

인생 허무하고 덧없지만 그래도 즐거운 일도 있고 행복한 순간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집은 집이되 온전한 집이 될 수 없는 종이집은 인목의 불안정한 현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집이라고는 부르기 힘든 집에서 얻는 안락함이란 결국 허상이며, 언제나 부서질 수 있는 존재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집이라도 인목에게는 자신만의 공간, 안식처가 되며 다시 일을 시작하고, 누군가를 배려하는 여유를 준다.

인목에게 종이집은 단순한 거처를 넘어, 삶의 터전이자 희망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비록 약하고 불안정한 존재이지만, 종이집에서 인목은 자신만의 작은 세상을 만들고, 잃어버렸던 인간미를 되찾아 간다.

영화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목의 모습을 통해 관객에게 위로와 용기를 선사한다.

웃픈 현실 공감 블랙 코미디, 영화 <페이퍼맨>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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