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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일 아닌 현실 같은 영화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스틸컷

우리가 흔히 도저히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한다.

‘영화적 상상력’은 때론 현실이 되기도 한다. 과거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여주던 미래가 이미 실현되었거나,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그래서 영화인들은 더 창조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아내는 죽고, 아이는 아픈 경찰(정우 분)이 후배 경찰(김대명, 조현철 분)과 함께 조폭의 돈을 훔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처음엔 그냥 ‘소박하게’ 5억 정도 훔치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무려 ‘40억’이나 훔치게 되면서, 돈의 주인인 조폭과 잠입수사 중이던 광수대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원래대로라면, 어차피 ‘검은돈’이니 조폭이 신고할 리도 없고, 설령 신고해도 경찰인 자기들이 수사를 맡아 대충 얼버무리면 되리라는 생각이었지만, 일이 꼬인 것이다.

이 영화의 기자시사회가 열린 지난 10일, 한 뉴스가 이목을 끌었다. 한 자영업자가 창고에 보관 중이던 68억 원을 도난당했다며 신고했고, 경찰의 수사로 범인을 잡았고, 찾아낸 금액이 40억 원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런가보다 넘길 일이 아닌 게, 창고에 보관 중이던 돈가방에서 돈을 빼간 후, 쪽지를 하나 남겨 놨는데,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쪽지 내용과 누가 왜 68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무인 창고에 보관했을까 생각해 보면, 소름끼치게 영화의 내용과 맞아떨어진다.

보통 이런 거금은 은행 대여금고나 집 안에 설치된 금고에 보관한다. 5만원 짜리 다발을 캐리어에 담아 무인 창고에 보관하는 행위 자체가 ‘검은돈’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경찰도 일단 되찾은 40억 원을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기로 했다.

영화에선 돈을 훔친 범인이 경찰이지만, 현실에선 창고 직원이었다는 점만 다를 뿐, 훔친 돈의 액수까지 정확히 일치하니,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가 영화 같은 일이 아닌 현실이 되어 버렸다.

영화를 연출한 김민수 감독은 기자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선택의 순간에 어떤 가치로 선택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또 만약 영화에서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박병은은 “저는 무조건 한다”며 “내 아이, 내 부모, 내 형제가 아픈데, 길가는 사람, 선량한 사람의 돈도 아니고, 그거 마약 팔고, 남들 괴롭혀서 그런 돈인데, 그런 돈이라면 내 가족, 내 아이, 내 부모를 위해 가져가겠다”며 “그리고 나서, 나중에 조그만 사업을 해서, 벌어서 기부하겠다. 진심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당장 40억 원이 생기면 뭘 하겠냐는 질문에 그는 ‘끝까지 안전한 돈’이라면 건들지 않을 것 같다며, ‘더러운 돈’을 건들고 싶다고 말했다.

어쩌면, 실제 현실에서 40억 원을 훔친 범인도 박병은과 같은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다.

리얼리티를 넘어 현실이 되어버린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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