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우리 현실과 닮아
단편영화 <알레고리>와 <잇츠 낫 미>를 하나로 엮은 영화 <알레고리, 잇츠 낫 미>가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알레고리, 잇츠 낫 미>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자기 고백적 영화<잇츠 낫 미(It’s Not Me)>와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이 연출한 단편<알레고리(An Urban Allegory)>를 콜라보한 작품집이다.
두 작품 모두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출연한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알레고리>
일정한 리듬의 북소리와 함께 위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 제이라는 소년과 엄마의 모습을 따라간다.
길을 찾기 위해 스마트폰 지도 앱만 들여다 보고 걷는 제이 엄마가 결국은 사고를 친다.
애는 열 나지, 남편은 출장 갔지, 보모는 없는 상황에서 겨우 오디션장에 왔지만, 1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로 기회를 주지 않는다.
제이를 앞세워 제발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사정하지만, 연출자는 자기 할 말만 한다.
그때 제이가 재채기를 하자, 연출자가 제이를 가까이 불러 귓속말을 한다. 그러더니 제이 엄마에게 오디션 기회를 준다.
그리고 제이의 내레이션을 통해 방금 전 연출자가 하고 싶었던 말을 건넨다.
엄마가 오디션 보는 도중 밖에 나온 제이는 인간은 혼자 힘으로 자유를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국민의 자유가 제한되는 비상계엄령 선포에 맞서 자유를 되찾기 위해 100만 시민이 거리로 나선 지금의 상황과 어울리는 말이다.
국회의 발 빠른 대처로 계엄령은 해제되었지만, 몇 시간 동안이나마 자유를 제한 받았던 국민들이 힘을 모아 불법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영화 속 대사처럼 자신을 속박하는 밧줄을 풀기 위해서 말이다.
<잇츠 낫 미>
영화 시작에 등장하는 “치명적인 존재를 만나 병드는 가정이 있다”는 자막이 눈길을 끈다.
엄마가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히틀러에 관한 책을 읽어준다. 히틀러가 유대인에게 어떻게 했는지 사실 그대로 알려준다.
그리고 김정은과 푸틴, 시진핑, 트럼프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으로 이들의 독재를 비판한다.
영화는 예술과 영화에 관한 고민을 늘어놓는다. 마냥 정치적 메시지나 사회 비판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상징으로 가득한 화면과 자막이 직관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을 마비시키 위해 군대를 동원한 독재자 윤석열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 우리 현실을 꼬집는 것 같아 볼만한 영화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