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
알제리 국립발레단 입단을 꿈꾸는 소녀 호리아(리나 쿠드리 분)는 매일 치열하게 살아간다.
꿈을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 때문에 일도 한다.
밤에는 어머니 사브리나(라시다 브라크니 분) 몰래 불법 양 싸움 도박장에 다니기도 한다.
운이 좋아 도박장에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강도를 만나 계단에서 구른다.
병원에서 눈을 뜬 호리아는 현재 상황에 좌절하고 말도 잃어버린다.
그날 중요한 무대를 서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다리에 골절을 입어 당분간 걸을 수 없으며 재활해야 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정신적 트라우마까지 겪으며 퇴원 후에도 방황한다.
그러다 재활 치료 중 알게 된 다른 여성들을 만나고, 그들의 사연을 알게 된 후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간다.
하지만 가해자는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며 호리아를 협박한다.
전직 테러리스트인 가해자는 경찰과 유착 관계로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보복이 두려운 변호사들은 호리아의 변호를 거절한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이 호리아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면서, 그녀는 다시 자신의 열정을 찾는다.
영화 <호리아>는 프랑스 영화지만, 알제리의 좌절 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다.
호리아의 어머니인 사브리나는 댄서로 일찍 남편을 보내고 호리아를 키워왔다.
여성의 지위가 낮은 알제리의 환경은 홀로 아이를 키우며 부유하기란 힘든 상황이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은 댄서의 꿈을 가진 호리아에게는 큰 시련 중 하나로 열심히 연습만 해도 모자를 시간에 일도 해야 한다.
특히, 여성의 지위가 낮은 알제리에서의 삶은 호리아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에게 힘든 삶을 보장한다.
호리아는 좀 더 큰돈을 벌기 위해 불법 도박장에도 출입하는 잘못된 길을 선택하면서, 결국 도박장에서 돈을 잃은 남자의 공격에 크게 다치고 만다.
그녀가 잘못된 선택을 했더라도 그것이 그녀가 강도를 당하고, 다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거기에 그 강도는 전직 테러리스트인 것이 문제였다.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이 없고, 법원에서는 무죄를 선고한다.
가해자는 직업을 가지고 떳떳하게 사회생활을 이어 나가고, 오히려 호리아를 협박하며 자신에게서 훔쳐 간 돈을 내놓으라고 한다.
다리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마저 잃어버리는 큰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호리아는 다시 한번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한정적이다.
개인 변호사를 구하려고 해도 테러리스트의 보복이 두려운 변호사는 그녀의 변호를 거절한다.
인권변호사였던 그녀 또한 보복당해 칩거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회적 위치가 있는 변호사도 보복당하는, 여성의 인권과 지위가 바닥에 떨어진 사회를 실감하게 한다.
그래도, 절망과 우울함에 빠져 예전의 쾌활하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호리아에게 비슷한 경험을 한 여성들과의 만남은 큰 전환점을 맞는다.
사람들과 만남을 통해 좌절과 분노 속에서도 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다시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에 맞서는 방법을 찾으면서, 세상을 향해 일어나는 호리아의 모습은 더욱 단단해진 그녀를 통해 희망의 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알제리 사회에 만연한 계층 간 혐오, 여성 차별, 경찰의 무능, 피해자보다 가해자에게 유리한 제도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도 맞닿아 있다.
많이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도 기저에 깔려있던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모든 사건의 결말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단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희망을 읽으며, 그들이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그녀들의 춤사위에서 더욱 밝아질 미래를 보며 큰 감동을 전달한다.
또한, 아름다운 영상미와 강렬한 음악을 통해 호리아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폭력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준 작품 <호리아>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