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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그리고 성장의 아픔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2011년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오는 22일 4K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한다.

동명의 동화가 원작으로 개봉 당시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작사가 김이나와 가수 아이유가 OST에 참여해 더욱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1위 작품으로, <제5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제3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특별상, <제20회 부일영화상> 음악상, <제44회 시체스영화제> 시체스 패밀리상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좁은 양계장에 갇혀 알을 품는 꿈도 꾸지 못하던 암탉 ‘잎싹’이 용기를 내어 세상 밖으로 나서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흘을 굶고 쓰러진 잎싹은 다른 폐계와 함께 버려지고 족제비의 위협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마당에 잠시 살았던 청둥오리 나그네에게 구해지고 그토록 원했던 마당에 정착하려고 한다.

하지만, 마당 식구들은 잎싹을 못마땅해하고, 양계장에 돌아가라고 하면서 쫓아낸다.

잎싹은 수달인 달수를 만나 찔레 덤불 속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다.

자신을 계속 도와주는 나그네에게 마음을 빼앗기기도 잠시 나그네는 뽀얀 오리를 짝으로 받아들인다.

비명이 들리던 밤, 나그네의 짝인 뽀얀 오리가 족제비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고, 잎싹은 그 둘 사이에 생긴 알을 정성껏 품는다.

나그네는 자신의 알도 아니면서 정성껏 알을 품는 잎싹의 모습에 자신도 족제비와 싸우면서 그들을 지켜준다.

하지만, 보름이 되던 날, 나그네는 족제비에게 목숨을 잃고, 알은 부화한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오리는 잎싹을 어미로 여기고 졸졸 따라다닌다.

알이 부화하면 동쪽 늪으로 떠나라는 나그네의 말대로 잎싹은 아이를 데리고 길을 떠난다.

늪에 도착해 정착하고 아이를 초록이라고 이름을 지어준다. 초록이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자신과 달리 헤엄치지도, 날지고 못하는 잎싹과 다름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반항도 심해진다.

오히려 인간이 사는 마당이 더 안전할 것이라 여겨 찾아가지만, 양계장 주인에게 발이 묶여 윙 컷을 당할 뻔한 것을 잎싹이 목숨을 걸고 구해준다.

시간은 흐르고 가을이 다가왔다. 청둥오리 무리가 늪으로 날아오고, 나그네가 왜 늪으로 가야 하는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고 했던 뜻을 이해하게 된다.

청둥오리와 어울리려던 초록이는 인간이 달아놓은 초록이의 발목 끈으로 인해 외면당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잎싹은 밤새 부리가 빨개지도록 끈을 쪼아 잘라내고 초록이는 비행대회를 통해 아버지와 같은 파수꾼이 된다.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은 단순히 갇혀있던 암탉이 탈출하는 것이 아니다.

꿈이 없던 암탉이 꿈을 가지면서 탈출이라는 능동적인 행동을 실행에 옮긴다.

막상 꿈꾸던 자유를 찾았지만, 세상은 차갑기만 하다.

양계장에서 마당으로 나왔지만, 마당 식구들의 텃세에 결국 마당에서 쫓겨난다.

오히려 마당에서 쫓겨남으로 진정한 자유를 찾은 샘이다.

마당이라고 해봤자 결국 양계장 주인에게 사육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나그네는 힘들 때마다 잎싹을 도와준다.

족제비에게 쫓길 때도, 마당에서 쫓겨나 생활할 곳이 없을 때도 도와준다.

나그네가 몰래 신경 써준 덕에 수달인 달수를 만나 자신만의 둥지를 찾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마음을 줬던 나그네는 이미 뽀얀 오리를 만나 둥지를 꾸렸다.

어느 날 밤, 비명이 들리고 뽀얀 오리는 족제비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자신의 알이 아닌 나그네와 뽀얀 오리 사이에 태어난 알을 대신 품으며, 알을 품고 싶었던 꿈을 이룬다.

알이 부화하는 날 나그네도 족제비에게 당하고, 알에서 태어난 오리는 잎싹이 어미인 줄 알고 자란다.

오리 초록이는 태어나면서 부모가 모두 사망한 고아가 됐으며, 어미인 줄 알았던 잎싹은 자신과 너무 다른 존재임을 점차 깨닫는다.

한마디로 입양아인 것을 피부색이 달라 알게 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은 아무리 부정해도 결국 알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 듯 초록이도 반항의 시기에 접어든다.

여기서 잎싹은 “그래 달라. 그게 어때서? 서로 달라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는 거야!”라고 말한다.

그것 또한 맞는 말이다. 서로 다르다고 사랑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며 가족이 될 수 없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갑자기 인지하게 된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충분한 설명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면, 초록이의 아빠는 청둥오리, 엄마는 뽀얀 오리이다.

나중에 청둥오리의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배척당하는데, 같이 산다는 엄마는 암탉에 돌아가신 아빠와 엄마는 청둥오리와 오리로 혼혈에 자신이 원하지 않았지만 복잡한 가정사를 지니게 된다.

또한 죽음에 대한 문제도 생각하게 한다.

뽀얀 오리와 나그네는 족제비의 손에 죽임을 당한다.

초록이와 잎싹 또한 지속해서 족제비의 위협 속에 생활하게 된다.

왜 우리를 못살게 구냐는 잎싹의 말에 족제비는 “나는 그저 사냥을 했던 것뿐이고 그것들은 그냥 내가 배고팠을 때 눈에 띈 것이다”라고 말한다.

악당이라고 생각했던 족제비가 단지 닭과 오리의 포식자일 뿐이라는 생태계의 일면을 갑자기 접하며 당황하게 된다.

먹이사슬의 관점에서 본다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인간은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 족제비가 하는 것보다 더 잔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초록이가 마당에 갔을 때 애완동물로 키우기 위해 윙 컷을 하려는 인간을 잘 묘사하고 있다.

단순히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식사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식량을 위해 동물을 가둬놓고 집단 사육을 하고, 애완동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위해 윙 컷 같은 가해를 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기 때문이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현실과 너무 흡사한 것이 오히려 충격적이다.

혼혈, 입양, 정체성의 혼란을 넘어 먹이사슬이라는 생태계와 죽음까지 진중한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 어느 하나 허투루 다루지 않았다.

초등학생에게 추천하기는 조금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어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겠으나 중, 고등학생, 성인에 이르기까지 한 번은 꼭 봐야 할 애니메이션이다.

기회가 된다면 책으로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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