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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아픔을 그린 동화 같은 이야기

영화 화이트 버드 스틸컷

예이츠 아카데미로 전학한 줄리안(브라이스 게이사르 분)이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데, 한 여학생이 다가와 같이 사회정의 동아리에서 활동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그때 처음 보는 엄마 친구 아들이 다가와서 자기 엄마가 잘 챙겨주라고 했다며, 여기는 찐따 자리이니 내일부턴 같이 식사하자고 한다.

집에 돌아온 줄리앙은 할머니(헬렌 미렌 분)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한다.

할머니가 넌 그냥 전학한 게 아니라, 다른 학생(영화 <원더>의 어기)을 괴롭혀서 전학한 걸 잊지 말라고 한다.

이에 줄리안은 새 학교에서는 착하게도, 나쁘게도 말고 그냥 평범하게 지내겠다고 받아친다.

할머니는 그게 네가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깨달은 것이냐고 한소리한다.

영화 화이트 버드 스틸컷

그러면서 줄리안에게 자기의 예전 일을 얘기해 준다.

1942년 가을, 소아마비로 걷는 게 불편해 아이들에게 ‘토흐토’(불어로 ‘게’를 의미한다)라고 불리는 동급생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를 괴롭혔다.

사라(아리엘라 글레이저 분)는 짝꿍인 토흐토의 본명도 모를 정도로 무관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교수인 사라의 엄마가 해고당했다. 하굣길에 들린 빵집에선 돈 안 받을 테니까 얼른 가라며 사라에게 빵을 건넸다.

프랑스 경찰들이 유대인 색출에 나섰다는 걸 집에 돌아와서야 알았다.

엄마는 우린 엄연히 프랑스 시민이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지만, 아빠의 말은 달랐다.

사라가 겁에 질리자 엄마가 아빠에게 그만 좀 하라고 소리치면서 일단락됐다.

다음 날, 학교에서 평소 사라가 좋아하던 남학생이 사라가 그린 그림을 보더니 “잘 그렸다”며 “유대인 치고는”이라고 덧붙이자, 사라는 그대로 굳어 버린다.

거리에서는 유대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인형극을 공연하고, 사라네 집주인은 퇴거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빠는 사라에게 사람들이 우리 안에 있는 빛을 못 봐서 지금 괴롭히지만, 우리가 빛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 괜찮아질 것이라고 다독인다.

다음 날, 수업 중에 독일군이 유대인 학생을 잡으러 온다. 재빨리 교사들이 아이들을 빼돌렸지만, 한 남학생이 군인들에게 밀고해 모조리 잡힌다.

그 중 한 명을 본보기로 총으로 쏴 죽이기까지 한다.

다행히 사라는 숨었는데, 체포대상자 1명이 보이지 않는 걸 안 군인들이 수색을 이어간다.

그때 토흐토가 사라를 찾아와 하수로를 통해 자기 집까지 데려간다.

토흐토의 이웃이 밀정으로 의심되기에 집안으로는 못 들이고, 헛간에 사라를 숨긴다.

사라가 고맙다고 하자, 그러면 앞으로 토흐토가 아닌 본명인 줄리안(올란도 슈워드 분)으로 불러 달라고 한다.

잠시 후, 줄리안의 부모가 찾아와 먹을 것도 주고, 제대로 지낼 수 있게 꾸며준다.

그러나 행여 이웃들이 밀고할까 봐 사라는 헛간 안에서만 생활한다.

줄리안은 매일 하교 후 사라에게 오늘 배운 걸 알려주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 준다.

자기는 줄리안에게 딱히 잘해 준 것도 없는데, 줄리안의 호의에 사라는 고마움을 느낀다.

한편, 바깥 상황은 점점 나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줄리안이 아르바이트 하던 극장의 영사기사가 유대인의 탈출을 돕는 일을 한다는 걸 알고는 사라 얘기를 꺼낸다.

그는 스위스를 통해 사라를 안전하게 탈출시켜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 부모의 생사도 모르는데 혼자 스위스로 가는 것에 대해 사라가 두려워한다.

몇 주 후, 줄리안이 사라의 위조 신분증을 받으러 극장에 가니, 독일군이 조지를 죽이고, ㄲ장을 때려부수고 있는 걸 목격하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독일군이 마을을 봉쇄해 사라가 스위스로 가는 건 아예 불가능해진다.

그렇게 사라는 1년 동안이나 줄리안의 헛간에 갇혀 산다.

겨울이 지나 봄이 되고, 줄리안의 엄마가 배급카드를 모아서 초콜릿을 사서 사라의 생일 케이크를 만든다.

모두 헛간에서 사랑의 생일파티를 하던 중 라디오에서 연합군이 승리했다는 속보가 흘러나온다.

영화 화이트 버드 스틸컷

그날 밤 줄리안이 사라에게 프러포즈하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라가 승낙한다.

그렇게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들뜬 마음 때문이었을까? 줄리안은 다음 날, 평소와 달리 독일군이 지키는 시내 중심부로 등교하다가 독일군에 잡힌다.

그리고 줄리안의 가방에서 사라의 스케치북이 나오자,사라가 위험에 처한다.

영화 <화이트 버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픔을 그린 영화다. 형식은 학교폭력으로 전학한 손자에게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얘기지만, 그 얘기가 재미있는 얘기는 아니다.

참 가슴 아픈 얘기다. 엄연히 프랑스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죽을 위기에 처한다.

독일군뿐 아니라, 프랑스 경찰까지 이들을 색출하는데 혈안이 된다.

수 십년 동안 프랑스 시민으로 살고 있는데, 프랑스 시민이 아니라며 프랑스 경찰이 색출에 나선 것이다.

80년이 지난 지금,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그동안 미국 시민으로 살고 있는 이들에게 ‘불법체류자’ 딱지를 붙여 내쫓고 있다.

심지어 공무원조차 불법체류자라며 해고당한 채, 추방될 위기에 처했다.

보통 시민을 정의할 때 한 곳에 주민등록을 마치고 살고 있는 사람 외에 그 지역에 일정기간 체류 중이거나, 그 지역에 소재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까지를 포함한다.

미국에서 일하고 있으면 미국시민이지, 그의 비자가 과거에 지났는데 갱신하지 않았다고 내쫓는 건 반인권적이다.

영화 화이트 버드 스틸컷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서, 독일군의 눈을 피해 줄리안네 집 헛간에 숨어지내는 사라는 줄리안 덕에 점차 적응해간다.

스위스는커녕 파리조차 가 본 적 없다는 줄리안의 말에 사라는 헛간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 파리로 떠난다.

처음엔 뭔 소린가 하던 줄리안도 사라의 몰입연기에 빠져, 눈앞에 진짜 에펠탑이 보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렇게 둘은 파리뿐 아니라 헛간에서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그 순간만큼은 전쟁의 공포를 잊는다.

그래서 어찌 보면 이 영화는 전쟁의 아픔을 그린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결말이 슬프게 끝나지만, ‘인류여 영원하라’는 외침이 진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 <화이트 버드>는 3월 1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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