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그 자체로 ‘와일드 투어’
인생은 결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청춘 또한 마찬가지다.
격렬하게 살아가는 시간이기에 감정은 늘 격랑에 휩싸인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감정이 요동치며, 오히려 청춘이라는 시기에 더욱 극심한 감정의 기복을 경험하게 된다.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이지만, 마치 거친 여행과도 같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설렘을 느끼고, 용기 내어 고백하고, 때로는 쓰라린 거절을 경험하며 인생의 쓴맛을 알아가는 여정이다.
영화 <와일드 투어>는 일본 야마구치 아트센터(YCAM)에서 진행된 특별한 워크숍을 담았다.
바로 직접 채취한 식물의 DNA를 분석하여 식물도감을 만드는 워크숍이다.
영화는 이 워크숍에 참여한 대학생 우메와 중학교 3학년 타케, 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진행자와 참가자로 만난 이들은 새로운 종을 찾아 함께 숲을 탐험하며 미묘한 감정의 싹을 틔워나간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촬영은 현장의 생생함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실제 현장과 극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연출은 관객에게 더욱 현실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슌이 출입 금지선을 넘어서면서 영화는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워크숍에 무관심했던 슌이 우메를 만나면서 갑작스럽게 참여를 결심하고, 함께 탐험하는 과정에서 슌의 마음은 점점 커진다. 동시에 타케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영화 <와일드 투어>는 풋풋한 청춘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쉽게 사랑에 빠지고, 엇갈림을 경험하고, 무모하게 용기를 내어 고백하고, 그 결과로 멀어졌다가 다시 감정을 키워나가는 모습은 서툴지만 거칠고 야생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영화는 그 시절, 그 나이대에만 느낄 수 있는 순수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관찰하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미성숙했던 자신의 과거를 추억하고,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12일 개봉.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