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 소녀를 괴물로 만들었나?
은둔형 외톨이인 사유리의 방 문 앞에 엄마가 밥을 놓으며 가끔은 가족과 식사하지 않겠냐고 했다가, 사유리의 화를 돋운다.
10년 후, 사유리가 살던 집에 이사 온 슌(이노마타 레이오 분)이 왠지 모르게 사유리의 방 앞에서 으스스한 기분을 느낀다.
그래서 아빠(카지와라 젠 분)한테 이제 예전 집으로는 못 가는 건지 묻는다.
아빠는 물론 형(미나미데 료카 분)과 할아버지(키타로 분)까지 아직 어린 슌의 말을 가벼이 여겨 웃어넘긴다.
그날 밤, 형 노리오는 슌에게 이제 매일 밤 별을 보면서 잘 수 있어서 놓지 않냐며 달랜다.
다른 방에서 자던 슌의 누나 케이코(모리타 코코로 분)는 자다가 갑자기 TV가 켜져 깬다.
다음 날 아침, 등교한 노리오에게 스미다(콘도 하나 분)라는 여학생이 피곤해 보이는데 무슨 있는지 묻는다.
중고단독주택으로 이사했다고 하니, 조심하라는 말을 하고 교실로 간다.
그날 밤, 케이코는 또 자다가 갑자기 TV가 켜져서 깬다. 아무리 끄려고 해도 꺼지지 않는다.
그때 귀신이 케이코의 팔을 잡는다.
마침 슌이 화장실에 가려고 나오니, 케이코가 슌을 때린다. 깜짝 놀라 노리오가 달려오자, 케이코가 자기 머리를 벽에 박는다.
정신을 차린 케이코는 방금전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 의사는 몽유병 같다고 진단한다.
노리오로부터 이를 전해들은 스미다가 그 집에서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하굣길에 만난 동네이웃 아줌마가 노리오한테 무슨 일 없냐며, 일 있으면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고 한다.
그날 밤, 잠을 자던 슌의 아빠가 땀까지 흘리며 헉헉 거리면서 자다가 깬다.
화장실에 가려고 나왔다가 케이코가 TV를 보고 있어서 케이코 방에 들어갔다가 사유리 귀신한테 맞아 죽는다.
하지만, 가족들은 아키오가 심근경색으로 죽었다고 생각한다.
장례를 치른 후, 방을 옮기던 케이코는 이상한 일을 겪는다.
한편, 스미다는 노리오한테 네가 이사한 후부터 작고, 이상하게 생긴 애가 보인다고 말한다.
그날 저녁, 노리오가 다시 이사가는 게 어떻겠냐고 물으니, 아빠가 남긴 집을 어찌 팔겠느냐며 엄마가 버럭 화를 낸다.
다음 날, 할아버지가 이상한 행동을 하다가 끝내 숨을 거둔다.
이사 오고 한 달도 안 돼 벌써 2명이나 죽었다.
스미다는 손을 만지면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노리오의 손을 만진다.
노리오의 집에서 일어난 일을 본 그녀는 당장 그 집에서 안 나오면 모두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노리오는 이웃 아줌마한테 부탁해 유능한 퇴마사에게 자기 집에 와 달라고 부탁한다.
그날 밤, 케이코가 슌을 죽이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이를 목격한 엄마가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무서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노리오 앞에 치매에 걸린 친할머니(네기시 토시에 분)가 나타나, 그동안 눈에 보이던 게 헛것이 아니었다며 함께 복수에 나서자고 말한다.
과거 태극권 사범이었던 할머니의 가르침대로 사유리를 무서워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걸 알게 됐지만, 할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다시 사유리가 나타나자 두려움을 느낀다.
그때 할머니가 사유리의 가족을 납치해 데려온다.
영화 <사유리>는 사유리와 아빠, 동생 그리고 노리오의 할아버지, 아빠, 엄마, 누나, 동생 등 무려 8명이나 죽어 공포영화처럼 보인다.
거구의 사유리는 그 모습만으로도 공포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면서 노리오와 할머니만 남고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시점부터 갑자기 일본영화 특유의 B급 감성 가득한 영화로 장르가 바뀐다.
아니 이게 뭐지 갑자기 무슨 치매 노인이 이렇게 멀쩡해져서 귀신과 싸우지 싶어서 웃다보면, 마지막에 왜 귀여운 꼬마 사유리가 오랜기간 자기 방에서 안 나오고, 괴물이 됐는지 밝혀지면서 가슴 먹먹하게 한다.
즉, 공포로 시작해 웃음 그리고 가슴 먹먹함까지 골고루 갖춘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 <사유리>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