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진정한 가족은?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홈>은 요즘 같은 시대에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에게 선보인바 있는 <홈>의 내용은 이렇다.
중학생인 준호는 어린 이부 동생(엄마는 같고 아버지가 다른 동생) 성호,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소심하고 과묵한 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입원을 하게 되자 이제 7살 밖에 안 된 동생 성호와 단 둘이 남게 된다.
이에 성호의 아버지 원재가 성호를 데리러 오고, 형이랑 같이 안 가면 죽어도 안 가겠다는 성호 때문에 억지로 준호까지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온다.
준호의 엄마와 불륜을 저지른 원재의 친딸 지영은 새침한 이미지이지만, 나이가 같아서인지 성호와 금새 친해진다.
원재의 눈치를 보는 준호의 모습을 보니 원재도 괜스레 안타까워 자신의 피붙이는 아니지만 신경을 써준다.
그렇게 네 사람은 같이 소풍도 가고 하면서 점차 한 가족이 되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준호의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와는 원래 따로 살았고 동생 성호는 친아빠와 살고 있고 서류상 고아(孤兒)가 되자 주민센터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은 그에게 시설입소를 안내한다.
문제는 지금 동생 성호의 친아빠와 같이 살고 있기는 하지만, 서류상 입소해야 한다고 하니 그럼 보호자에게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원재에게 서명을 부탁하니 자신이 동의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한부모 가족, 재혼가정, 가출팸, 1인 가구 등 다양한 지금의 가족 형태에 발맞춘 상당히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보호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설 입소를 강요하는 복지체계의 문제점도 건드린다.
어쩌면 미성년자 친딸에게 “어려서 몸매가 좋다”며 성추행을 해 왔다는 현실에서의 아버지 보다 영화 속에서처럼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지내는 이들이 더 ‘가족적’이지 않을까?
<홈>은 21세기를 살아가고 지금의 우리에게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