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수녀들? 비극적 역사
1945년 폴란드. 한 수녀가 급히 수녀원을 나선다.
그녀는 점령군인 러시아나 자국인 폴란드 의사가 아닌 제3국의 의사를 급히 찾아 나선다.
그가 도착한 곳은 프랑스 적십자병원. 폴란드 여자가 죽어간다며 간청하지만, 이곳은 프랑스인만 치료한다며 쫓겨난다.
눈밭에 무릎을 꿇고 몇 시간을 기도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 프랑스 여의사 마틸드(루 드 라쥬 분)는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수녀를 따라 수녀원으로 향한다.
수녀원에 도착한 마틸드는 그곳에서 임신한 한 수녀를 마주하게 된다.
평생 순결을 간직하며 살아야 하는 수녀가 임신을 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닌 치욕이자 평생 간직해야 하는 비밀.
산모의 건강이 우선인 의사와 수녀의 입장에서 아무에게나 몸을 맡길 수 없다는 원장수녀는 서로 대립하지만, 결국 마틸다를 믿고 수녀의 출산을 돕게 허락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마틸다 역시 천주교 신자로, 평소 할 말이 없으면 말 한마디 안 할 정도로 과묵한 성격이기에 원장수녀도 그녀가 이 비밀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 치료를 맡긴 것이다.
문제는 이 수녀원에 임신한 수녀가 무려 7명이나 된다는 점.
평생 숫처녀로 살아가는 수녀들이 임신을 하게 된 이유는 전쟁 중에 독일군과 러시아군에게 강간을 당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행여 이 사실이 알려지면 수녀원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어 원장수녀는 수녀들이 출산하는 족족 아기들을 어디론가 입양을 시킨다.
하지만 나중에 입양이 된 것으로 알고 있던 아이들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틸다는 이 사실을 수녀들에게 알리면서, 고아원을 차리면 수녀들이 낳은 아이도 직접 기를 수 있다며 설득에 나선다.
이 영화는 선댄스영화제, 세자르영화제 등 전세계 28개의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웰메이드 명작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70년 만에 프랑스 여의사 마들렌 폴리악(극중 마틸드)의 노트를 통해 세상에 드러나게 된 이 비극적 사실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아직까지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안느 퐁텐 감독은 “실화를 영화화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지 한 시대를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아닌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상처와 아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며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아뉴스 데이’는 주님의 기도에 이어 부르는 미사 통상문 중 가장 마지막에 불리는 성가이자, 라틴어로 ‘하느님의 어린 양’이라는 뜻이다. 3월 30일 개봉. 흥행예감도 ★★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