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권력에 지배당하는 사회에 필요한 삶
영화 <벼룩 잡는 사무라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아베 히로시’가 주연으로 코미디 장르에 충실한 영화다.
에도시대 사무라이인 ‘고바야시 히로노신’(아베 히로시 분)은 영주의 비위를 건드리고 ‘고양이의 벼룩을 잡는 일’을 하라며 쫓겨난다. 영주의 명을 어길 수 없었던 고바야시는 고양이 벼룩 잡는 일을 하게 되는데, 사실은 남창을 그렇게 부르는 것.
집도 빈민가로 이사하고, 운명적으로 죽은 아내 치즈루를 닮은 ‘오미네’를 만나 사랑을 나누지만 “너무 못한다”라는 말을 듣고 실망한다. 우연히 만난 ‘세이베이’에게 여자를 기쁘게 하는 기술을 배우며 충실히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쫓겨나면서도 영주의 명령이라고 생각해 남창인지도 모르고 그 길로 들어서는 고바야시는 직업에 맞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우직하지만 세상을 전혀 모르는 고바야시의 행적은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고바야시의 강직함은 그 가치를 인정받고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사회지만 아직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강직함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은 지울 수 없다.
권력에 의해 지배당하는 개인과 사회를 일련의 사건들로 보여주며, 그 속에서도 아직 썩지 않은 힘을 보여준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아직 늦지 않았음을, 우리에게 힘든 상황에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중요함을 느끼게 한다.
권력에 맞설 수 있는 글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쓰레기장을 뒤진다. 어쩌면 선생님의 생활고는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그걸 알아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힘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베 히로시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일품이라 팬이라면 봐두는 것도 괜찮으나 화끈하지도, 그렇다고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