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끈질긴 노력으로 부시 정부 거짓 밝혀
영화 <충격과 공포>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이듬해 이라크에 다량살상무기(WMD)가 존재한다는 미국의 발표로 전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주자 부시 정부는 ‘정당화 작업’을 통해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킬 때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이에 주류 언론에서 비껴난 나이트 리더 기자들은 ‘전쟁 명분’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해 모두가 정부의 말이 맞다고 옹호할 때, 진실을 밝히려는 그들의 모습은 받아쓰기에 익숙한 타성에 젖은 기자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기자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주류 언론도 아닌 탓에 이들의 이런 노력은 당연히 여러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하나만을 내세워 정진해 나간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나이트 리더의 기자 스스로도 내가 좋은 기자가 맞는지 자문(自問)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알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밀고 나간다.
결국 부시 정부는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강행하지만, 결과적으로 대량살상무기는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18개월 만에 나이트 리더의 기자들만이 그동안 진실을 전해 왔음이 밝혀지게 됐다.
사실에 근거해 만들어진 이 영화는 지금의 우리 언론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언제나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야 할 언론이 가끔은 진실을 왜곡하거나 은폐하고, 또 가끔은 언론조차 정부에 속아 오보를 내보는 것이 지금의 현실.
“그런 적 없다”는 대통령의 말은 결국 거짓말이었음이 온 천하에 드러났고, 국민 앞에서 그렇게도 당당히 거짓을 주장하던 이는 평생을 감옥에 갇혀 있게 된 상황임을 지금은 누구나 안다.
다소 지루함은 있지만, 당시 국무장관이나 국방장관의 실명이 그대로 노출되는 까닭에 현실감이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9월 6일 개봉.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