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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점잖은 형사…흥행 글쎄

영화 암수살인 스틸컷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흘린 땀을, 그리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봐 달라고 당부했지만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관객들이 이른바 ‘형사물’에 대해 갖는 기대감을 과감히 무너뜨리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바로 13일 오후 기자시사회를 통해 언론에 공개한 영화 <암수살인>에 대한 이야기다.

경찰이 인지조차 못하는 신고 되지 않은 살인사건을 의미하는 ‘암수살인’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라면 모름지기 경찰 대규모 인력이 여기저기 뛰어 다니고, 살살 약 올리는 범인을 멋지게 힘으로 제압하고 그런 장면 전혀 없다.

물론 경찰이 욕도 거의 안 하고 회사원처럼 깔끔하고 예의를 갖춰 복장을 입는 모습에 끌려 김윤석은 출연을 결심했다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해 무겁고 정중하게 촬영에 임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 참 무겁다 못해 지루하다.

교도소에 갇힌 살인범(주지훈 분)이 형사(김윤석 분)에게 자기가 저지른 살인사건이 7건이나 더 있다며 단서를 제공한다.

경찰이 인지조차 못하는 사건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더 열심히 수사에 매진하는 경찰의 모습은 사회를 위해서 저런 사람 한 명은 꼭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인물이긴 하다.

하지만, 이미 10년도 더 지난 일을 추적해 나가는 장면이 주를 이루다 보니 경찰이 관찰자의 시각에서 그때 어땠을까 상상하는 수준이다 보니 범인과의 격한 액션신은 등장하지 않는다.

범인(주지훈 분)이 살인을 저지르는 과정에서도 그다지 잔인하지 않게 처리해 눈을 가리고 봐야 할 장면은 하나도 없다.

어쩌면 너무 디테일하게 보여줘 과도하게 잔인한 요즘 영화들의 살인 장면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시시하다고 느낄 정도다.

물론 공소시효(公訴時效)가 지난 사건들이기는 하지만 왜 굳이 경찰이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사건들을 술술 이야기 하나 했더니, 어차피 해당 사건들은 밝혀내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를 빌미로 경찰이 있지도 않은 사건만 파헤치더니 지금도 엉뚱하게 나를 살인범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하려는 속셈이라는 점은 경찰과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는 <유주얼 서스펙트>를 떠올리게 한다.

이런 부분이 아마도 김윤석이 “여운이 오래가는 향이 짙은 커피 같은 영화”라고 이야기 한 이유일 것이다.

이 영화는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하긴 했지만, 영화를 이해 극적으로 만들다보니 그대로 사건을 다루진 않았다.

영화 <암수살인>은 개천절인 10월 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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