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로 지친 엄마들에게 바치는 영화
아이가 셋이나 되는 마를로(샤를리즈 테론 분)는 초등학생인 첫째 딸은 혼자 신발이 어디있는지도 못 찾지, 둘째는 남들과 조금 달라서 매일 세우던 주차장이 만차여서 다른 곳에 차라도 세우면 난리를 피우고 화장실에서 누가 물이라도 내리면 불안해서 볼일도 못 보고 발광(發狂)을 하지, 이제 갓 태어난 셋째는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가는 상황이지 말 그대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다.
당연히 육아에 지쳐 남편(마크 듀플라스 분)과 잠자리조차 할 기운도 마음도 없고, 본인 스스로도 외모를 고릴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친정 오빠 드류(론 리빙스턴 분)가 야간에라도 보모(保姆)를 써 보면 어떠냐는 제안을 한다.
그 후, 그녀 앞에 나타난 툴리(맥캔지 데이비스 분)라는 이름의 젊은 보모는 자신이 알아서 시키지 않은 일까지 척척 해낸다.
이제야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게 된 마를로는 보모에게 점점 더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툴리는 자신은 아이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바꾸러 왔다며 점차적으로 그녀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 나간다.
8년간 묵은 바닥의 때를 말끔히 청소해 놓는가 하면,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만들기도 한다. 덕분에 마를로는 이제야 사람 사는 것처럼 살 수 있게 됐다.
아직은 26살인 툴리의 활발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편으로는 ‘너도 내 나이 되어 봐라’ 싶기도 하지면 분명히 밝은 에너지를 소유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평소보다 지각을 한 툴리는 갑자기 뉴욕 시내로 나가서 놀자고 제안한다. 셋째가 행여 자다가 깨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은 되지만 남편이 있으니 알아서 하겠지 하고, 둘은 브루클린에 위치한 한 클럽으로 향한다.
둘은 이곳에서 유흥(遊興)을 만끽한 후 술에 취한 채로 마를로는 운전대를 잡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옆에서 이야기를 하며 잠을 쫓아주던 툴리가 잠들자 마를로 역시 그대로 잠들고 마주오던 차를 발견하고 급히 핸들을 꺽는 바람에 강가로 추락하고 만다.
물속에서 그녀는 차 안에 혼자 있는 자신과 차 밖에 있는 인어(人魚)를 목격한다.
입원한 그녀의 소식을 듣고 달려 온 마를로의 남편이 보험처리를 위해 마를로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식스센스급 반전’이 펼쳐진다.
이 영화는 <주노>의 감독과 작가가 4번째 호흡을 맞추는 작품으로, 작가인 디아블로 코디는 자신이 직접 육아를 하면서 겪은 일과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집필해 사실감을 높였다.
또 셋째 아이를 임신한 모습을 선보인 마를로 역의 샤를리즈 테론은 이번 연기를 위해 무려 20Kg이나 몸무게를 늘려 사실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아이 셋이나 낳고 자신(自身)은 돌보지 않고 살아가는 마를로가 자아(自我)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툴리>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