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연애 사실적으로 그려

일본영화 <우리들의 완벽한 세계>는 일본에서 170만 부 이상 팔린 만화 <퍼펙트 월드>가 원작으로, 고교시절부터 좋아하던 선배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지난 27일 개봉한 대만영화 <장난스런 키스>와 비슷한 류의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들의 완벽한 세계>는 조금 더 진지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교시절 짝사랑 하던 선배 이츠키(아와타 타카노리 분)를 우연히 업무상 다시 만나게 된 카와나(스기사키 하나 분).

거래처와의 회식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반갑게 인사한다. 얼굴도 잘 생겼지, 1급 건축사 자격증도 있지, 언론에 주목 받을 정도로 실력도 좋은 선배는 누가 봐도 뭐 하나 빠질 게 없는 사람이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귀가하기 위해 휠체어로 옮겨 타는 선배의 모습을 보고 조금 당황했다.

다음 날 동료가 다 좋은데 장애인이랑은 사귀기 힘들다는 말로 선배에 대한 뒷담화를 하자 욱 하는 카와나.

솔직히 어제 조금 당황해서 놀라긴 했지만, 여전히 선배가 남자로서 좋은 그녀는 선배와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마음을 알아챘을까? 이츠카는 그녀에게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며 먼저 선을 긋는다.

사실 대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해 척수장애인이 된 이츠카는 사고로 장애인이 되자마자 당시 사귀고 있던 여자 친구를 억지로 떼어낸 후, 앞으로 내 인생에 결혼은 없다고 마음먹고 일에만 몰두해 1급 건축사 자격증도 따고 일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던 터.

그런 그의 앞에 과거 자신을 짝사랑 하던 여자 후배가 등장하자 그는 장애인인 자신이 그녀에게 짐이 될까싶어 먼저 다가오지 못하도록 선수를 친 것.

하지만, 그러한 선배의 마음을 알고 난 후에도 카와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츠카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다른 커플처럼 즐겁게 데이트를 즐기던 어느 날, 선배가 차로 고향집에 데려다 주자 우연히 이를 본 카와나의 아버지는 어떤 남자인지 내심 궁금해 하고 결국 그녀는 이츠카가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고 부모님께 말하자 그녀의 아버지는 대놓고 반대한다.

이튿날 다시 만난 선배는 어제 그녀의 부모님이 어떤 반응이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채고 그녀를 다독인다.

하지만 어느 날, 지하철 승강장에서 행인과 부딪혀 철로(鐵路)로 떨어지는 카와나를 보고도 손조차 제대로 잡지 못한 이츠카는 역시 자신 옆에 있으면 그녀에게 좋을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그에게 카와나의 아버지가 나타나 자신의 딸과 헤어져 달라고 말하자 결국 그녀에게 헤어지자고 말한다. 마치 6년 전 사고로 장애인이 됐을 때 당시 여자 친구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 영화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연애에 대해 주위의 시선이나 집안의 반대, 그리고 위험에 처한 여자 친구를 제대로 도와 줄 수 없는 현실 등을 잘 담아냈다.

특히 휠체어에 옮겨 앉는 방법 등 휠체어 장애인에 대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영화 <우리들의 완벽한 세계>는 다음 달 4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