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재미 위해 갖고 놀 땐 언제고…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4>는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 작품이다.
장난감이 사람처럼 말도 하고, 스스로 움직인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으로 벌써 4번째 이야기를 선보인 ‘토이 스토리’는 철저히 장난감(toy)의 입장에서 이야기(story)가 전개되지만, 이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우리는 어릴 적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지만, 어느 순간 싫증이 나서 혹은 나이를 먹어서 장난감을 갖고 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어디다 처박아 뒀는지도 신경도 안 쓰고 심지어 잃어버려도 쉽게 또 사거나 다른 장난감을 갖고 논다.
장난감은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수십 년 동안 장난감을 애지중지 보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장난감에게 생명이 있다면, 장난감은 이러한 자신들의 처지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장난감은 아이들과 함께 놀며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려고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장난감을 버리거나 잃어버려도 개의치 않는다.
이렇게 ‘버림받은 장난감’은 이곳저곳 떠돌거나 운이 좋으면 또 다른 주인을 만나지만, 역시 얼마 후 또 버림받곤 한다.
어떤 장난감은 중고품 가게에 진열돼 새 주인을 기다리지만, 이미 때 타고 살짝 고장도 난 장난감이라 쉽게 새 주인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그렇게 진열장 위에서 먼지만 뒤덮여 간다.
또 어떤 장난감은 놀이공원에서 ‘인형 뽑기’ 코너에 진열돼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지만, 게임에 임하는 손님들의 솜씨 탓에 좀처럼 주인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영화는 이처럼 다양한 장난감들의 사연을 보여주면서 어린이 관객에겐 장난감을 소중히 다루는 마음을 갖게 하고, 성인 관객에겐 장난감을 사람으로 치환(置換)해서 생각해 보면서 우리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선택 받기 위해 노력한다. 학교로부터 선택되기 위해, 직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
행여 선택되었다고 해도, 여러 이유로 버림받기도 한다. 최저임금이 올라서, 경영이 어려워져서, 젊은 직원을 뽑기 위해서 등 꼭 본인의 무능함 때문이 아니어도 내쳐진다.
그렇게 버림받은 이들은 다시 새로운 터전을 찾으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이 작품 속 장난감의 처지나 우리의 처지가 같은지도 모를 일이다. 바로 그 부분 때문에 <토이 스토리4>가 관객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4>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