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여서가 아니라, 사랑하고 보니 남자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검은 여름>은 참 무거운 주제의 영화다. 크게 보면 ‘사랑’을 이야기 하지만, 그 사랑이 하필 동성 간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대학 조교인 지현(우지현 준)은 일을 하며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면서, 큰 욕심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작품에 출연할 배우 오디션을 보게 되고, 대학 후배인 건우(이건우 분)에게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둘은 서로 같이 살기 시작하고, 서로 우정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사실 건우에겐 여자 친구(김수진 분)가 있으나 선배인 지현 때문에 둘 사이는 권태기가 찾아온다.
여자 친구는 언젠가 다시 건우가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믿지만, 결국 지현과 건우의 ‘동영상’이 학교에 퍼진다.
겉으로 보기에 자유롭고 개방적인 것 같던 대학에서 둘은 배척당하게 된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완영 감독은 몇 해 전 자신의 지인이 자신의 딸이 3살이 되었을 때서야 비로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았던 일에서 착안해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남자여서 사랑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보니 상대가 자신과 성별이 같은 남자였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
이 감독의 첫 장편인 이 영화는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다.
요즘은 낯선 4:3 비율과 흑백에 가까운 낮은 채도 때문에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긴 힘들어 보인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