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만 잡고 재미는 없는 영화
김수현과 설리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 <리얼>이 26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카지노 주인 김수현과 투자자 김수현 그리고 붕대를 칭칭 감고 병상에 누워있는 김수현까지 1인3역이나 되는 연기를 선보이면서 같이 출연한 조우진의 말처럼 ‘김수현의, 김수현에 의한, 김수현을 위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다 평소 SNS에 올리는 사진마다 화제가 되는 설리가 최진리라는 본명으로 출연해 관객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기대란 연기력에 대한 기대가 아닌 평소 그녀의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전라연기를 선보인다는 의미다.
이 영화는 참 스타일리시한 액션 느와르 영화이지만, 내용은 최악이다. 대체 이 영화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파악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기자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혹평이 쏟아졌고, 김수현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각자 다르게 해석해 토론을 벌이다 결국 다시 한 번 보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영화의 내용 파악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돌려서 말한 것이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표준어는 아니지만 ‘후까시만 잡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김수현의 광팬이 그냥 그의 모습을 2시간 넘게(러닝타임이 무려 2시 17분이다) 보고 싶다면 봐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들은 절대 돈과 시간 들여서 볼 필요가 없는 영화다.
김수현의 광팬이 아닌 남성관객이 혹여 설리의 전라를 감상하고 싶어서 보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으나, 굳이 재미도 없는 영화를 설리 한 명 때문에 2시간 넘게 보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나마 드라마 <도깨비>의 비서 조우진과 <응답하라> 시리즈의 성동일 등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주 0점짜리 영화는 아니다.
지난해 촬영하면서 20대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찍었다는 김수현은 그러나 군 입대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드라마나 영화 1편을 더 하고 입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마도 <리얼>이 군 입대 직전 마지막 작품이 되기에는 그에게도 부담이 되었나 보다. 흥행예감도 ★★★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