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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페친’ 얼마나 잘 아나요?

영화 트루 스크릿 스틸컷

다음 달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트루 시크릿>은 요즘처럼 SNS를 통해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페친'(페이스북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50살의 중년여성 클레르(줄리엣 비노쉬 분)은 스무 살도 더 어린 연하남 뤼도(귀욤 고익스 분)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낸다.

두 사람은 거의 엄마와 아들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몸을 섞는 것도 연연치 않는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뤼도가 둘 사이의 관계를 끝내자는 폭탄선언을 한다.

이에 클레르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분명히 자신의 나이가 너무 많아서 뤼도가 다른 젊은 여자에게 눈길이 가서 헤어지자고 하나보다 넘겨짚는다.

그래 나이 많은 게 죄지 내가 이제 살아서 무엇 하겠는가 좌절감에 그녀는 뤼도와 같이 사는 친구 알렉스(프랑수아 시빌 분)에게 접근해 뤼도를 감시하겠다는 작전을 세운다.

일단 알렉스에게 접근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SNS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그녀는 페이스북 계정을 하나 만든다.

기왕이면 나이 50살 먹은 중년의 이혼녀 보다는 젊고 매력적인 여성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24살의 클라라’로 가입한다.

사진은 자신의 조카의 SNS에서 살짝 퍼 온다. 당연히 조카는 그런 사실을 모른다.

사진만 보고 알렉스는 혹해서 대번에 페친 신청을 수락한다. 그리고 곧바로 두 사람은 페이스북 메시지를 이용해 대화를 나눈다.

실제로는 50살의 중년 여성 클레르이지만, 인터넷상에서는 24살의 클라라가 된 탓에 클레르는 상당히 활기차게 대화를 이어간다.

물론 너무 나이든 사람이나 쓰는 표현을 써서 잠깐 나이가 들통 날 뻔한 위기가 있었지만, 그녀는 인터넷 상에서 상당히 도도하고 매력적인 여성처럼 알렉스를 대한다.

급기야 통화까지 하게 되지만, 이미 사진 한 장으로 클라라에게 빠져 버린 알렉스는 클레르에게 목소리가 무척이나 어린 것 같다는 소리까지 한다. 이정도면 뭐가 씌워도 단단히 씌웠다.

이렇게 SNS와 전화로만 데이트(?)를 하다 보니 도저히 더는 견딜 수 없어 알렉스는 클라라에게 제발 한 번만 만나주면 안 되겠느냐고 애걸복걸 한다.

만나면 대번에 가짜인 게 들통 날 텐데 당연히 단호히 거절하자, 결국 알렉스는 휴대전화 어플을 이용해 클라라가 있는 곳으로 찾아온다.

100미터도 안 되는 곳에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자 들킬 것을 우려해 클레르는 전화기를 꺼 버린다.

그리고 그날 밤, 클라라는 사실 남자친구랑 동거 중인데 결혼 할 예정이라고 둘러댄다.

이에 알렉스는 계정을 아예 지우고 클라라와 더 이상 연락을 끊어 버린다.

그래도 또 이렇게 끝나니까 문득 그의 소식이 궁금해지고, 그녀는 뤼도를 만나 알렉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내가 뭐라고, 가상으로 만들어 낸 클라라 때문에 28살의 젊은이를 저 세상으로 보내 버리다니 진짜로 내가 죽고 싶은 심정이다.

이에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클레르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

소설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 만나게 되고, 처음엔 당황하던 알렉스도 개의치 않고 클레르와 알콩 달콩 계속 사랑을 이어간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다.

이렇게라도 그녀는 죽은 알렉스에게 진 빚을 갚고 싶은 것이다.

9개월째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클레르에게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전부 들은 심리치료사 캐서린(니콜 가르시아 분) 박사는 뤼도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로부터 놀라운 반전 스토리를 듣게 된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SNS 사용자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SNS를 이용한다.

평소엔 가지도 않던 호텔 레스토랑에 갈 기회라도 생기면 멋진 사진을 찍어서 올리기도 하고, 어디서 주워들은 명언을 적어두기도 한다.

또 이러한 게시물을 보는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에 대해 보이는 부분만으로 혼자 평가한다.

현실은 하루에 5천원으로 3끼를 해결하는 사람일지라도, 그의 사진을 보면서 가끔씩 호텔 레스토랑에서 비싼 밥을 사 먹을 정도로 여유있고 성공한 사람이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혼자만의 판단이 쌓이다 보면, 상대방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된다.

또 SNS 상에서 그렇게 자주 대화를 나눴어도 오프라인 상에서 친분이 없으면 인연을 끊는 것은 일도 아니다.

아무리 ‘페친’이 수 천 명이라고 할지라도, 진정으로 내 내면까지 훤히 알고,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는 몇 명일지 생각해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치인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친구나 애인을 사귀는 도구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부정적이다.

이 작품은 나이와 국적, 직업을 뛰어넘어 인터넷 상에서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시대에 과연 SNS를 맹신해도 될지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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