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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톱기사(우측)한국영화

조금 천천히 가면 어때서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 스틸컷

꽤 매력적인 외모에 기타 연주는 물론 그림도 잘 그리고, 바닷가에서 “야~” 소리도 제대로 못 칠 정도로 조용조용한 목소리 톤.

이러한 그녀의 외적인 부분만 보면 천생 여자이자 예술적 재능도 훌륭한 20대 중반의 여성이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흔히 말하는 ‘칠삭둥이’다. 그래서인지 4살 때까지 말도 못 했다. 결국 초등학교 6학년 때 정신지체 2급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이 소질이 있어서 고2 때까지 미술을 계속했다. 그러다 그녀의 아버지가 코드 몇 개 알려줘서 같이 기타나 치고 놀고 싶다고 말해 기타를 배웠다.

4분의 4박자 악보 한마디에 4분 음표 몇 개가 들어가는지 같은 간단한 ‘산수’도 어려워하는 그녀이지만 남보다 악보를 외우는 능력이 뛰어나다.

또 우연히 유튜브에서 핑거스타일 기타 연주법을 보고 여기에 반해 핑거스타일 연주를 익혔다.

바로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의 주인공인 김지희 씨에 대한 이야기다.

고3 때 자신이 사는 대전의 한 방송사가 주최한 대회에 나가 금상을 수상하면서 5편의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했다.

이를 본 역시 기타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현진식 감독이 그녀에게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냥 다큐 감독도 아니고, 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는 말에 김지희 씨의 엄마는 촬영하면서 지희 씨의 멘토가 되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한 번에 수락했다고 한다.

지금도 혼자서 집 앞을 벗어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지희 씨는 엄마와 함께 같은 지역에서 기타를 꾸준히 배워 오다가 그녀의 실력 향상을 해주고 싶어 하는 선생님이 작곡 공부를 시키기 위해 음악 이론을 가르치자 지희 씨의 아빠는 이를 반대한다.

이미 몇 년째 연주를 잘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론을 가르치기 시작하면 장애 특성상 아예 기타를 그만둘까 우려해서다.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지희 씨와 함께 참석한 그녀의 모친은 질문 내용이 어려우면 머리가 하얘지면서 그냥 울어 버릴 수도 있다고 미리 귀띔 했을 정도다.

결국 그녀는 서울까지 다니며 다른 뮤지션에게 레슨을 받기 시작한다.

악보에 충실한 연주 하나는 자신 있는 지희 씨는 이제는 자기의 곡을 만들어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4분의 4박자 곡에서 한마디에 4분 음표 몇 개가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그녀 혼자의 힘으로 작곡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그녀의 새로운 음악 선생님은 둘이 힘을 합해 자작곡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한다.

사실 이 과정에 대해 영화 속에서는 나오지 않는 비하인드가 있는데, 처음 지희 씨의 수준을 고려해 곡을 쉽게 쓰려고 하자 감독이 지희 씨의 성취감을 더 높이기 위해 곡을 가급적 어렵게 써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엄마의 뒷모습’이라는 곡을 기타리스트이기도 한 현 감독이 자신이 연주해 보려고 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다고 한다.

그런 곡을 지희 씨는 멋지게 소화해 냈고, 결국 감독의 도움을 받아 관객들 앞에서 첫 단독 콘서트도 열게 된다.

이제는 제법 그녀의 연주 실력이 알려져서 요즘 거의 매일 전국의 학교를 돌면서 연주를 하는 등 제법 인기 기타리스트로 부상했다.

물론 같은 장애인과 겨룰 때야 언제나 대상은 그녀 차지이지만, 비장애인과 겨뤄서는 아직 그 정도의 실력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꾸준히 연습해 비장애인 연주와 겨뤄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프로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연주를 시작하면서 점점 대중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는 그녀.

언젠가는 그녀의 꿈이 꼭 이뤄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빠름을 강조하는 시대에 조금 느려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는 다음 달 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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