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간 꿈 이룰 것

프로야구 출범 당시 ‘의학적으로 남성이 아닌 자’는 선수로 뛸 수 없었지만 1996년 이 규정은 없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직업’으로 활동하는 프로 여자 야구선수는 국내에 없다.

이번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영화 <야구소녀>는 프로 야구선수가 되기를 꿈꾸는 여고생에 대한 이야기다.

고교 여자 야구선수인 주수인(이주영 분)은 한때 촉망 받던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지명을 받지 못한다.

여자임에도 시속 130킬로미터를 던지지만, 프로구단에서는 무슨 여자가 고교 야구부 소속이냐며 트라이 아웃(입단 테스트) 서류접수조차 안 받아 주려고 한다.

게다가 얼마 전 백송고에 부임한 최진태(이준혁 분) 코치는 장난치는 것도 아니가 네가 무슨 프로선수냐며 수인을 타박한다.

이에 수인은 코치에게 테이블 세터(출루가 목적인 1, 2번 선수를 일컫는 말)인 후배가 자신이 던지는 공을 쳐 안타를 치면 코치의 말을 따르겠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결국 안타를 맞는다.

최 코치는 수인에게 여자여서가 아니라 체력이 약해서 안 된다고 말한다.

그동안 대통령기에서 MVP로 뽑히기도 하고, 고등학교도 특채로 들어와서 자기가 잘난 줄 알던 수인은 현실을 깨닫는다.

수인은 단점을 극복하기 힘드니 장점을 극대화 해 보라는 코치의 말을 듣고 회전력이 높은 자신의 특기를 강화하는 훈련에 매진한다.

하지만 그렇게 연습한 너클볼(홈플레이트에서 예측 불가능하게 변하는 변화구의 일종)을 최근 프로에 입단한 자신의 친구 이정호(곽동연 분)가 한 번에 받아치자 수인은 다시 실망한다.

결국 수인은 엄마(엄혜란 분) 손에 이끌려 엄마가 일하는 공장에 취업한다.

그러나 여전히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녀에게 코치가 찾아와 시합 기회를 주고, 수인의 시합을 본 프로팀에서 1달 후 트라이 아웃 일정을 잡는다.

선발 테스트에서 그녀의 느린 구속에 비웃던 남성 참가자들이 정작 3진 아웃을 당하자 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감독이 프로선수와 겨루게 하고, 수인은 프로선수마저 아웃시킨다.

남자들에 비해 구속(球速)이 느리지만 너클볼로 자신의 기량을 뽐낸 수인은 SK구단 단장(유재명 분)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단장은 그녀에게 선수로서가 아니라, 구단 차원에서 여자 야구를 생활체육으로 보급하는 사업을 하려는데 담당 직원으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수인은 아무리 너클볼로 상대를 아웃시킬 수 있어도 구속만 따지는 구단 측에 실망한다.

야구에서 중요한 것은 승리지만, 정작 무조건 체력만 중요시 해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하는 현실 때문에 말이다.

물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남들이 수인에게 꿈을 포기하라고 강요했으나, 수인은 자신의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결국 2군이긴 하지만 프로팀에 입단하며 끝난다.

이 영화는 우리사회에 ‘보이지 않는 벽’ 때문에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 <야구소녀>는 10월 4일에 이어 5일과 9일에도 관객과 만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