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것 다 거기서 거기더라
이번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영화팬들에게 사랑을 받은 영화 <니나 내나>가 이달 30일 개봉을 확정지었다.
명필름 랩 출신의 이동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너나 나나 다 똑같다’는 의미의 부산 사투리를 제목으로 삼았다. 감독과 주연배우 모두 부산 출신인 탓도 작용했다는 후문.
홀로 딸을 키우는 첫째 미정(장혜진 분)은 예식장에서 일하며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고 있다.
그런 그녀의 꿈에 죽은 남동생이 나타나고, 얼마 후 아주 오래 전 자신들을 버리고 집을 나간 엄마로부터 엽서 한 통을 받게 된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자신의 남동생 2명과 함께 엄마를 찾아 나선다.
영화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회적 약자가 등장한다. 미정의 아버지는 치매환자고, 미정은 싱글맘이다.
미정의 동생 경환(태인호 분)은 장인에게 물려받은 사진관을 폐업할 처지인데 이제 애까지 태어난다고 해서 막막한 이 시대의 가장이다.
그리고 미정의 막내 동생 재윤(이가섭 분)은 여자가 아닌 남자를 좋아한다.
이들은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을 타계해 보려고 애쓴다. 미정은 이러한 환경의 자신의 가족들을 액(厄)으로부터 막아보고자 신 내림을 받으려고 애쓴다.
경환은 곧 아이 아빠가 될 처지이니 어떻게든 먹고 살 궁리를 하긴 해야 하는데, 딱히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막막하다. 이 시대 자영업자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가족한테도 차마 커밍아웃을 하지 못한 재윤은 ‘가족한테도’가 아닌 ‘가족이어서’ 차마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지 못했다며, 오히려 가족이 자신에게 무거운 짐이라고 울면서 토로한다.
때로는 가족이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아닌, 가족이기에 더욱 더 상처를 주기도 한다.
게다가 오래 전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간 엄마는 재혼했다가 다시 이혼하고 혼자 국숫집을 운영하면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
엄마와 재혼했다가 이혼한 남자는 다시 청각장애인 아내와 결혼해서 살고 있다.
싱글맘, 폐업 위기의 자영업자, 동성애자 외에도 독거노인, 청각장애인 등 다양한 부류의 사회적 약자가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보기에는 서로 사는 모습이 달라 보여도 결국엔 ‘니나 내나’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