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아동과 아동학대 인식 바로잡히길
2014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내를 찾아 나서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나를 찾아줘>와 똑같은 제목의 영화가 5년 만에 다시 스크린에 걸린다.
이번에는 사라진 아이를 찾아 나서는 부모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에 이영애의 장편 영화 복귀작이다.
얼마 전 비슷한 또래의 김희애가 <윤희에게>로 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데 이어, 무려 14년 만에 이영애가 스크린 나들이를 선택한 만큼 두 배우의 스크린 대결도 눈여겨 볼만 하다.
생업도 포기하고 6년째 실종된 아들 ‘윤수’를 찾아 헤매는 윤수의 아빠(박해준 분)는 초등학생들의 장난전화 때문에 아들을 찾아 나섰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이때 윤수 엄마(이영애 분)에게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오고, 곧장 한 낚시터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노예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민수’라는 아이의 인상착의가 닮았다는 전화 때문이었는데, 낚시터 사람들이 하나같이 그녀에게 뭔가를 숨기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심지어 민수라는 아이를 도통 보여주지도 않는다.
이쯤 되면 분명히 뭔가가 확실히 있다는 심증이 굳어지자 그녀는 위험을 무릎 쓰고 자신의 아들로 추정되는 ‘민수’를 구출하기 위해 낚시터 사람들과 맞서 싸운다.
이 과정에서 이영애는 어떻게 이영애가 저렇게 두들겨 맞고, 험한 연기를 직접 하나 싶을 정도로 육체적으로 꽤나 강도가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
이에 대해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영애는 이런 힘든 연기를 잘 넘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대본을 받고 작품이 좋아서 겁 없이 이 작품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산소 같은 여자’라는 타이틀도 아랑곳 않고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그녀의 ‘프로 근성’을 잘 볼 수 있다.
낚시터 운영자들이 두 아이를 ‘노예’처럼 부려 먹는 탓에 영화 속에서 ‘아동학대’가 자행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에 대해 감독은 현실에서 이런 일이 자행되고 있음을 숨기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촬영 과정에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영애는 엄마로서 극중에서 아이가 학대당하는 장면이 괴롭지 않았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 이 부분 때문에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할지 고민하기도 했다며, 그러나”사람들에게 (영화를 통해서) 알려줄 것이 많아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 속에서 현직 경찰(유재명 분)을 위시(爲始) 해 강력범 등이 낚시터를 운영하면서 아동 노동 착취를 비롯해 나쁜 일을 주저 없이 저지른다.
심지어 우연히 방송에서 ‘윤수’의 인상착의를 본 신입 경찰관이 낚시터의 ‘민수’와 닮은 것 같다며 조사를 하려 하자 그의 상급자인 ‘홍 경장’이 나서서 이를 막으려 든다.
사실 낚시터는 그가 세운 원칙에 따라 돌아가는 그의 왕국이나 마찬가지인 곳으로, 특히 이곳에서 먹고 사는 이들은 수배 중인 전과자 등 그에게 약자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에 대해 김승우 감독은 낚시터 사람들이 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본인들의 평온함을 깨자 거짓말이 커진 것뿐이라고 말했다.
금년에 열린 국정감사에서 올해 7월 기준으로 미발견 실종아동의 수는 89명으로, 2017년 6명에 비해 15배 정도 늘어났다고 한다.
자식이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상관없이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는 아이를 찾는 것에만 정신이 집중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부모와 헤어지게 된 아동을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내려고 하기는커녕, 열악한 환경에 몰아넣고 강제로 아동에게 노동을 시키는 자들은 분명히 그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처벌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한통속이 돼 아이를 찾으러 온 부모를 죽이려 드는 행동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부디 이 영화를 통해 실종아동과 아동학대 등에 대해 국민들의 인식이 올바르게 바뀌길 기대해 본다.
참고로 이 영화의 제목인 <나를 찾아줘>는 부모를 잃어버린 윤수가 자신을 꼭 찾아주길 간절히 바라는 외침이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