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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뭐길래…돈 앞에 짐승이 된 인간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단지 전도연과 정우성의 출연만으로 이 작품이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수 억 원이 든 돈 가방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 전개가 매우 탄탄하다.

줄거리 자체가 스포일러일 정도로 스토리의 구성이 탄탄하다. 바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대한 이야기다.

각자 돈이 필요한 빚에 허덕이는 술집 사장(전도연 분), 부부가 아르바이트로 겨우 겨우 살아가는 가장(배성우 분), 애인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공무원(정우성 분), 가정폭력에서 벗어나 혼자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주부(신현빈 분) 등 돈이 간절해서, 그래서 돈 앞에서 ‘짐승’이 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난 3일 기자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용훈 감독이 말한 대로 동 시간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관객들이 보지만 사실은 ‘뒤틀린 이야기’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가 주요 장면마다 주석(注釋)을 달듯이 과거 어떤 일이 있어서 이런 장면이 나오게 됐는지 설명하는데 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자연스럽게 돈 가방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다.

바로 이 부분이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요소라고 단언할 수 있다.

원래 이 작품은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데 원작의 독특한 구조를 영화에 맞게 바꾸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직업이 조금 더 평범하게 바뀌었고, 결말도 바뀌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

다만, 돈 앞에서 ‘짐승’이 되어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리다보니 살인 등 잔인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물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지만, 그런 장면을 좋아하지 않는 관객들은 미리 알아둬야 할 정도로 영화의 상당 부분에 걸쳐 잔인한 장면이 등장한다.

반면 그동안 청순한 역을 많이 했던 전도연이 이번에는 돈 앞에 살인도 서슴치 않는 카리스마를 지닌 술집 사장으로 나오는 점은 눈여겨 볼만 하다.

국내 개봉에 앞서 이미 해외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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